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리고 한참을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의 경기.
한국은 전반 손흥민의 페널티킥으로 앞서갔지만 박용우의 헤더 자책골,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역전골까지 허용하며 끌려갔다.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의 슛이 상대 자책골로 연결되며 한국은 힘겹게 무승부를 거뒀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라운드에 얼굴을 파묻고 결과에 아쉬움을 가득 드러냈다.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
시간을 되돌려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
피지, 독일, 멕시코와 조별리그에서 2승 1무를 거둬 1위로 8강에 진출한 대표팀은 비교적 쉬운 상대 온두라스를 만나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재현하는듯 했다.
경기 내내 우세한 경기를 했지만 선수비-후역습 전략을 들고 나온 온두라스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며 2회 연속 메달 꿈도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얼굴을 파묻고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다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조국을 위해 더 많은 열정을 쏟고 있는 ‘캡틴’ 손흥민이다.
하지만 25일 조별리그 최종 말레이시아 경기에서도 손흥민은 웃지 못했다. 골문을 두드리고 또 두드렸지만 좌절되기 일쑤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의 한국은 졸전 끝에 130위 말레이시아와 3-3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정우영의 헤더 선제골로 앞서간 한국은 후반 무너졌다. 후반 7분 동점골에 이어 10분 뒤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이후 파상공세를 이어간 한국은 37분 이강인의 프리킥 동점골과 추가시간 손흥민의 역전 페널티킥으로 승리하나 싶었지만 종료 직전 로멜 모랄레스에 동점골을 헌납하며 경기를 마쳤다.
아쉬움의 탄식만 늘어가는 지금,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은 웃을 수 있을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능력 부재 비판 속에 이제 토너먼트가 시작한다.
지면 탈락인 토너먼트 16강 상대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다.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