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시안컵 역사상 조별리그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주장' 손흥민도 한숨을 내쉬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말레이시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을 치러 3-3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추가시간 막판 통한의 동점골을 헌납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 2무, 승점 5점을 기록하면서 E조 2위로 16강에 올라갔다. 같은 시각 요르단을 잡아낸 바레인이 승점 6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요르단(승점 4)이 조 3위가 됐다. 말레이시아는 1무 2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F조 1위와 8강 티켓을 두고 격돌할 예정이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가 F조 1위를 기록 중이며 26일 0시부터 태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고 있다. 이 경기 승자와 한국은 맞붙는다.
이날 한국에선 정우영, 손흥민(페널티킥 득점) 득점을 기록했다. 한 골은 이강인의 프리킥이 상대 자책골로 연결됐다.
말레이시아와 경기 후 손흥민은 공식 인터뷰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라고 운을 뗀 뒤 “말레이시아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실망스럽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16강에 올라갔단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16강전에서 사우디를 만날 것이 유력하다. 실점이 많은데, 준비 잘 돼 있나’라는 질문엔 ‘실점이 많다는 게 이상적이진 않다. 우승하려면 반드시 강팀을 상대하게 돼 있다. 누굴 만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일단 두고 볼 일”이라고 답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서 6실점했다. 이는 한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다 실점이다. 이 경기 전까지 한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다 실점은 1996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 5실점이었다.
‘무승부가 공평하다고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엔 “말레이시아는 환상적으로 뛰었다. 축구 팬으로서 즐거웠다. 계속 이렇게 열심히 하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결과에 대해선 매우 실망”이라고 했다.
경기 도중 나온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에 대해선 “우리는 심판 판정을 존중해야 한다.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지만, 판정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호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이에 대해 “토너먼트를 준비하기 전 기자 분들과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었다. 선수들을 흔들지 말았으면 좋겠고, 보호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 내가 기자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지금에서야 부탁드릴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선수들을 보호해주셨으면 좋겠다. 많은 팬 분들도 온라인, 소셜미디어 상에서 조금 선 넘는 발언을 자제 해주셨으면 한다. 옆에서 지켜보면 안타깝다. 모든 선수들에게 가족이 있고, 친구, 동료들이 있는데…. 그런 이야기(비난 메시지)를 듣는다는 게 너무 마음 아프다. 축구선수이기 전에 선수들도 인간이다. 선수들은 만족시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을 조금만 아껴주셨으면 좋겠다.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이라크에 패했고,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비겼다. 손흥민은 “이라크가 이길 만했다. 일본을 폄하하는 건 아니다. 오늘도 말레이시아는 승점을 딸 만했다. 아시아 축구는 발전하고 있다. 좋은 팀이 많다. 일본, 한국 모두 열심히 해야 한다. 사람들은 우리가 우승 후보라고 말하지만, 결승전 가기까지 많은 난관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