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기? 모두 봤다. 분명히 더 더 좋아질 것."
'벤투 사단'은 여전히 한국을 잊지 않고 있었다. 세르지우 코스타 아랍에미리트(UAE) 수석코치가 한국을 향해 덕담을 남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미리트(UAE)는 24일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2023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이란에 1-2로 패했다.
그럼에도 UAE는 승점 4점(1승 1무 1패, 5득점 4실점),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우승 후보' 이란은 3전 전승을 달리며 조 1위로 16강에 올라갔다.
이날 UAE는 벤투 감독 대신 코스타 수석코치가 벤치에서 경기를 지휘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팔레스타인전에서 심판에게 항의하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기 때문. 그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만 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과 포르투갈의 조별리그 3차전을 떠오르게 했다. 당시에도 벤투 감독은 가나전에서 퇴장당해 포르투갈전 벤치에 앉지 못했고, 코스타 수석코치가 대행 역할을 맡았다. 게다가 경기장도 에듀케이션 시티로 같았다. 그리고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의 극적인 역전골로 16강에 올라가며 '알라이얀의 기적'을 썼다.
약 1년 만에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을 다시 찾은 벤투 사단. 이번에도 경기는 극적이었다.
UAE는 90분 내내 이란에 끌려다녔다. 5-4-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수비에 집중했지만, 메흐디 타레미와 사르다르 아즈문을 앞세운 이란 공격은 너무나 막강했다. UAE는 전반 26분과 후반 20분 타레미에게 멀티골을 내줬다. 여기에 야히아 알 가사니가 페널티킥을 놓치기도 했다.
결국 UAE는 0-2로 뒤진 채 정규시간을 마쳤다. 이대로라면 조 3위로 내려앉는 상황이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알 가사니가 만회골을 넣으면서 다시 조 2위로 올라섰다. UAE는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마지막 순간 조 2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코스타 코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시안컵 최정상급 팀 중 하나인 이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22 월드컵과 비슷한 상황이었다는 말에 "두 경기 모두 한 나라를 대표했고, 열정과 최선을 다해 자랑스러웠다는 점은 비슷하다. 그러나 나머지에선 모든 게 달랐다"라고 말했다.
이제 UAE는 16강에서 A조 2위로 올라온 타지키스탄과 만난다. 코스타 코치는 "타지키스탄과 맞대결을 인지하고 있다. 토너먼트에 올라온 팀은 다 좋은 팀들이다. 타지키스탄도 그중 하나이다. 최대한 열심히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코스타 코치를 비롯한 벤투 사단은 경기 후 한국 취재진을 보자 반갑게 인사했다. 비토르 실베스트르 코치와 필리페 코엘류 코치 등은 기자회견장과 믹스트존에서 기자에게 "코리아?"라고 먼저 말을 붙였다. 고개를 끄덕이자 그들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며 싱긋 웃고 지나갔다.
코스타 코치와는 조금 더 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한국 기자들을 발견하자마자 환한 웃음을 지었고, 한 명 한 명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축하 인사를 건네며 "(한국과) 더 높은 곳에서 보자. 결승에서 만나자"라고 말하자 "나도 그러길 바란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한국 경기도 챙겨보고 있었다. 코스타 코치는 "한국의 모든 경기를 봤다. 한국은 매 경기 갈수록 더욱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만나서 반갑다. 다음에 또 보자"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믹스트존을 빠져 나갔다.
만약 한국이 E조 1위로 16강에 올라간다면 C조 2위인 UAE와는 결승에서나 만날 수 있다. 한국이 E조 2위를 차지한다면 4강에서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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