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이 '인종차별'에 시달리고 있는 스즈키 자이온(22, 신트트라위던)을 보호했다.
일본은 24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인도네시아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3차전을 치른다.
현재 일본은 승점 3점(1승 1패, 득실 +1)으로 조 2위에 올라 있다. 인도네시아도 승점 3점(1승 1패, 득실 -1)이지만, 득실에서 밀려 조 3위다. 조 1위는 인도네시아와 일본을 잡아낸 이라크(승점 6점), 꼴찌는 베트남(승점 0점)으로 확정됐다.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조 2위와 3위 자리가 갈린다. 일본으로서는 인도네시아에 패하지만 않는다면 D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다. 그리고 만약 한국이 E조 1위를 차지한다면, 16강에서 '운명의 한일전'을 펼치게 된다.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23일 도하 메인 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 이라크전에서 패했다. 하지만 내일 경기를 잘 준비하고 있다. 모두 하나로 뭉쳤다. 선수들이 내일 자기 장점을 잘 보여주면서 팀으로서 좋은 경기를 펼쳐주길 바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일본은 카타르에서 좋은 기억이 많다. 2011년 아시안컵, 2016년 U-23 아시안컵에서 우승했다. 지난 2022 월드컵에선 독일과 스페인을 연달아 격파하기도 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카타르는 일본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훈련 시절과 경기장도 좋고, 우리를 돕는 이들도 좋다. 이 대회와 관련된 모든 게 좋다. 부정적인 건 하나도 없다. 여기에 있어서 기쁘다"라며 "일본 축구가 좋은 역사를 쌓아 올리고 있는 이곳에서 역사를 이어나가고 싶다. 지금은 오직 내일 경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내에선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가 선수단을 충분히 통제하지 않고 지나치게 많은 자유를 준다는 것. 한 취재진은 이를 '바텀-업(상향식 접근 방식)'이라고 표현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에 대해 "감독으로서 여러 타입이 있겠지만, 나는 '탑-다운'이 아니라 바텀-업형이라고 생각한다. 팀 스타일에 대한 여러 의견을 듣고 선수들 생각과 맞추려 노력한다. 의논한 결과에 따라 팀으로서 결정을 내린다"라며 "선수들에게 엄청난 자유를 준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팀으로서 규칙이 있다. 선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 이야기를 듣는 건 맞지만, 뭔가 결정을 내린 땐 내가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선발 명단 변화 가능성도 인정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몇 가지 포지션에서 선수를 바꾸면서 훈련하고 있다. 의료진과 이야기를 나눈 뒤 선발 명단을 정할 것이다. 우리에겐 26명의 뛰어난 선수들이 있고, 모두 내일 뛸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대회에서 7경기를 치러야 하기에 컨디션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대표팀은 인종차별 논란까지 있다. 혼혈 골키퍼 스즈키가 1, 2차전에서 실수를 저지른 뒤 차별적 발언에 시달리고 있는 것. 그는 전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소셜 미디어를 통한 인종차별적인 메시지는 그만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어떤 상황에서도 있어선 안 될 일이다. 세계는 축구를 통해 함께 유대하고 연결된다. 스즈키는 우리의 소중한 선수다. 인종차별은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된다. 부끄러운 일이다. 단호하게 항의하겠다.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그를 돕고, 그가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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