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리그 무득점의 굴욕을 안은 중국이 알렉산다르 얀코비치(52) 감독의 경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중국 '소후닷컴'은 23일(한국시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3경기에서 2무 1패를 기록, 자력 16강 진출에 실패한 중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 얀코비치 감독이 퇴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이날 카타르 알 라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가진 개최국 카타르와 A조 조별리그 최종전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중국은 2무 1패를 기록, 승점 2에 그치면서 카타르(승점 9), 타지키스탄(승점 4)에 밀려 3위에 올랐다.
일단 중국은 각 조 3위 팀 중 상위 4개 팀에게 16강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다른 조 3위들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자력 16강 진출 가능성이 사라진 상태. 하지만 조별리그 3경기서 무득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중국이다.
이제 중국축구협회는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가 왔다. 이 매체도 얀코비치 감독의 퇴진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며 중국축구협회 수뇌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얀코비치 감독의 경질 시기를 놓고 중국축구협회는 고민에 빠진 듯 하다. 아시안컵은 사실상 끝이 났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2026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이 코앞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오는 3월 가질 싱가포르와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3월 21일 싱가포르 원정길에 오른 뒤 26일에는 중국 홈에서 경기를 갖게 된다. 시기적으로 새로운 감독이 와서 뭔가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2경기를 치른 현재 1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첫 경기였던 태국 원정에서 2-1로 승리한 중국은 한국과 홈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싱가포르와 경기를 통해 가라앉은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고 싶어한다.
하지만 얀코비치 감독이 중국 대표팀을 떠날 경우 새 감독이 온다해도 전술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얀코비치 감독 후임이다. 누가 중국 대표팀을 맡을 것인지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다고 우려했다.
얀코비치 감독은 지난 2018년 19세 이하(U-19) 대표팀을 맡으면서 중국과 인연을 맺었다. U-23 중국 대표팀까지 맡은 얀코비치 감독은 2022년 중국 대표팀 감독 대행을 맡았고 2023년 정식으로 중국 대표팀에 선임됐다.
이 매체는 중국축구협회가 너무 급하게 얀코비치 감독을 선임했다고 비판했다. 파울루 벤투 전 한국 대표팀 감독과 카를로스 케이로스 전 이란 대표팀 감독을 후보에 두고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둘 모두 제대로 협상이 되지 않자 얀코비치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얀코비치 감독이 선임된 뒤 평가전에서 성적이 좋지 않자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축구협회가 대대적인 부패와 전쟁에 휩싸이면서 검증 시스템에 타격이 생겼고 얀코비치 감독이 역량 부족에도 대표팀을 이끌 수밖에 없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얀코비치 감독이 경질돼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부임 1년이 다 돼 가지만 전술 시스템은커녕 뚜렷한 전술 스타일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경기 중 자주 전술에 혼란을 느꼈다. 득점은 빈곤했고 수비 역시 어이 없는 실수를 연발했다.
다음은 중국의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였던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 중국은 평균 연령 29.8세의 대표팀을 구성했다. 아시안컵 출전국 중 2번째로 나이가 많다.
탄룽, 장린펑 등 주축 선수들은 모두 35세가 넘었다. 얀코비치 감독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수차례 소집훈련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얀코비치 감독의 경험도 문제였다. 중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 전 리그와 청소년 대표팀 감독 경험만 있었을 뿐 성인 대표팀을 맡은 적이 없다는 점을 떠올렸다. 아시안컵 같은 큰 경기 경험이 부족했다는 점도 더해졌다.
이 매체는 "아시안컵 준비 과정에서 훈련량이 너무 많아 선수들이 견딜 수 있는 능력을 초과했다. 몸이 무거워 좀처럼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면서 "중국축구협회는 8강에 들어야 한다는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얀코비치 감독의 경질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