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34, 알샤밥)가 3번째 아시안컵을 아쉽게 마무리했다.
김승규는 2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을 통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는 지난 18일 훈련 도중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그 결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치르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 소집 해제됐다.
김승규는 현지 시각으로 23일 새벽 휠체어를 타고 공항에 나타났다. 그는 카타르에 와 있던 가족들과 대표팀 코칭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귀국길에 올랐다.
이번 부상으로 누구보다 속상할 김승규지만, 그는 엷은 미소를 띤 채 이동했다. 그는 한국에 도착해 곧바로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김승규는 A매치만 81경기를 소화한 베테랑 골키퍼다. 그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도 확고한 주전으로 뛰었고, 15일 바레인과 1차전에서도 선발로 나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본인의 3번째 아시안컵(2015, 2019, 2023)을 너무나 빨리 마감하게 됐다.
대표팀도 슬픔에 빠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정말 정말 슬프다. 김승규는 분명히 탑 클래스 골키퍼다. 그는 우리의 No.1이었고 지난 1년 내내 아주 잘해줬다. 그에게도 우리 팀 전체에게도 매우 슬픈 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5년 전 같은 아픔을 겪었던 이재성도 "(김)승규 형이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하게 되어 슬프고 안타깝다. 승규 형이 준비했던 시간과 노력을 절대 잊지 않겠다. 우리 선수들이 승규 형의 몫까지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 역시 2019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에서 필리핀과 1차전 이후 발가락 부상으로 낙마한 경험이 있다.
손흥민은 지난 요르단전 득점을 김승규에게 바쳤다. 그는 전반 9분 페널티 킥으로 선제골을 터트린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그런 뒤 벤치 쪽으로 걸어가 김승규의 유니폼을 높이 들어 올렸다.
김승규를 배웅하러 나온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김승규가) 숙소에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사이가 각별한 손흥민이 직접 휠체어를 끌고 배웅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귀국 일정이 결정된 뒤 이야기를 건넸다"라며 "본인 스스로 정말 몸이 좋았다고 했다. 우승할 감이 온다고 했는데..."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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