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카타르에 0-1로 패했다.
중국은 3경기 2무 1패, 0득점-1실점이라는 굴욕적인 성적표로 조별리그를 마감했다. 연달아 8강까지 올라갔던 2015 호주 대회, 2019 아랍에미리트 대회와 비교하면 너무나 초라한 결과.
특히 중국이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은 아시안컵에서 지난 1992년 각 조에 4개 팀씩 편성된 이래로 언제나 1승씩은 거둬 왔다.
카타르는 이미 조 1위를 확정 지은 만큼,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3골을 기록 중인 '에이스' 아크람 아피프와 2019 아시안컵 득점왕(9골)의 주인공 알모에즈 알리, 주전 골키퍼 메샬 바르샴 등 주축 선수들을 벤치에 앉혔다.
여유가 생긴 카타르는 주전들의 컨디션 점검을 위해 핵심 선수들을 출격시켰다. 후반 21분 메샬과 압두리사그를 불러들이고 아피프와 하산 알 하이도스를 넣으며 골을 노렸다. 주전 수문장 바르샴도 중국 선수 머리에 맞고 오른쪽 눈이 퉁퉁 부어오른 골키퍼 살라를 대신해 투입됐다.
카타르가 곧바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23분 코너킥 기회에서 아피프가 박스 바깥으로 나와있던 알 하이도스에게 정확히 공을 보냈다. 알 하이도스는 이를 강력한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갈랐다. 중국의 이번 대회 첫 실점이었다.
위기에 처한 중국이 우레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얀코비치 감독은 후반 25분 웨이스하오와 우시를 대신해 우레이, 쉬 신을 투입했다. 그러나 중국은 끝내 골문을 열어 젖히지 못했다. 수비 라인을 높게 끌어 올리며 득점을 노렸지만, 제대로 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 42분엔 장성룽이 골망을 흔들기도 했으나 앞선 상황에서 공이 이미 골라인을 넘어갔기에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경기는 중국의 0-1 패배로 막을 내렸다.
카타르-중국전과함께 동시에 열린 레바논-타지키스탄의 경기서는 타지키스탄이 2-1로 승리했다. 후반 추가시간이 16분이나 될 정도로 치열한 혈전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6위인 타지키스탄은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에 진출했다. 그런데 레바논(107위), 중국(79위)을 뛰어 넘고 사상 첫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편 중국의 조별리그 3경기 결과는 무득점, 1실점, 2장의 옐로 카드로 끝나게 됐다. 무득점 추태에 더해 나름 적은 1실점과 소림 축구에도 불구하고 2장의 옐로 카드에 그치면서 미약하게나마 16강 가능성을 남겨두게 된다.
-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 3위 16강 진출은 어떻게 진행되나
각 조 3위 순위는 승점, 득실차, 다득점, 징계 벌점(카드 합산), 제비 뽑기 순으로 결정
1. E조 바레인(1승 1패, 2득점 3실점, 승점 3)
2. D조 인도네시아(1승 1패, 2득점 3실점, 승점 3)
3. A조 중국(2무 1패, 무득점 1실점, 승점 2) - 유일하게 조별리그 마감
4. F조 오만(1무 1패, 1득점 2실점, 승점 1) - 최종전 키르기스스탄
5. B조 시리아(1무 1패, 무득점 1실점, 승점 1) - 최종전 인도
6. C조 팔레스타인(1무 1패, 2득점 5실점, 승점 1) - 최종전 홍콩
중국 가능성 살아는 있다
아시안컵은 6개조로 진행되기 때문에 각 조 3위 중 4개의 상위 팀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각 조의 3위는 먼저 승점, 득실차, 다득점, 징계 벌점(카드 합산), 제비 뽑기로 결정된다. 먼저 중국만 3경기를 마친 시점에서 먼저 E조 3위 바레인-D조 3위 인도네시아가 각각 1승 1패로 승점 3을 마크했기에 우위다.
승점 2와 무득점 1실점에다 3경기서 옐로 카드 2장을 받은 중국은 경기가 끝난 시점서 바리엔과 인도네시아에 밀려 조 3위 중에서도 3번째이다. 이미 자신들보다 순위가 높은 E조와 D조를 제외하고 B조와 C조, F조 3위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중국 언론은 "미약하지만 아직 16강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B조의 경우 시리아가 2경기만 한 시점서 1무 1패(무득점 1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시리아는 마지막 경기에서 인도와 격돌한다. 3시드 시리아에 비해 조 최약체 인도는 2패(무득점 5실점)로 부진한 모습. 시리아가 이기는 순간 최고 승점 4를 확보하면서 무조건 중국보다 앞서 16강에 올라서게 된다.
여기에 옐로 카드도 한장만 받은 시리아이기에 중국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경우의 수를 원하게 됐다. 먼저 시리아가 인도 상대로 비기긴 해야 되나 다득점 원칙으로 인해서 0-0으로 비겨야만 한다. 그런데다가 시리아가 최소 1장 이상의 옐로를 받아야 한다.
C조 3위 팔레스타인(1무 1패, 2득점 5실점)은 홍콩(2패, 1득점 4실점)과 격돌한다. 이 경기서도 무조건 무승부가 나와야 한다. 만약 한팀이라도 승리하면 승점 3으로 중국을 제치게 된다. F조는 간단하다. 오만(1무 1패, 1득점 2실점)과 키르기스스탄(2패, 4실점)이 격돌한다.
오만이 골득실에서는 중국과 동률이나 무려 '1골'이나 넣었기에 무승부만 거둬도 중국을 제치게 된다. 반대로 키르기스스탄이 승리해도 승점 3으로 중국을 제치기에 F조 팀들 중에서 무조건 중국을 제치는 팀이 나오게 된다.
제발 다들 비기고 옐로 카드도 받고 골도 못 넣게 해주세요!
한마디로 중국은 6개조 3위에서도 무조건 마지막 티켓만 가능하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B조와 C조 결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만약 C조서 팔레스타인-홍콩이 비기고 시리아가 인도 상대로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해야만 한다.
그리고 시리아가 다수의 옐로 카드를 받아야 페어 플레이를 위한 징계 벌점 규정으로 인해서 중국이 16강행 막차를 탈 수 있게 된다. 만약 시리아가 한 장의 옐로를 받지 않으면 자동 탈락이고 1장의 옐로를 받아 중국과 승점, 득실, 다득점, 징계 벌점에서 모두 동률로 순위를 가려야 한다면 제비 뽑기가 진행된다.
한마디로 매우 희박하긴 하나 중국의 16강행이 살아있는 것도 분명 사실이다. 중국 언론에서는 이러한 점에 주목하면서 "솔직히 부끄럽긴 하나 언론으로 가능성은 정확하게 보고해야 한다"라면서 "각 조 3위의 결과를 지켜는 봐야 한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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