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호랑이' 한국이 64년 만의 아시안컵 제패에 도전한다. 그 중심엔 손흥민이 있다. 2011년 막내로 카타르 아시안컵을 치렀던 그는 어느새 주장 완장을 차고 돌아왔다. 13년 전 A매치 데뷔골의 기쁨도, 탈락의 눈물도 맛봤던 손흥민에게 2024 아시안컵은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카타르를 다시 찾은 손흥민의 하루를 전한다.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와 즐거운 훈련 시간을 보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4점(1승 1무, 득실+2)으로 조 2위에 머물렀다. 요르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승점 4점(득실 +4)으로 1위를 지켰다. E조 1위의 주인공은 마지막 3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한국은 말레이시아, 요르단은 바레인과 만난다.
어려운 무승부였다. 한국은 전반 9분 손흥민의 페널티 킥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지난 2015년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 동점골 이후 3277일 만에 나온 손흥민의 아시안컵 무대 득점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전반 38분 박용우의 헤더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고, 전반 종료 직전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역전골을 내줬다.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의 슈팅이 상대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극적으로 패배를 피했다.
클린스만호는 경기 다음날인 21일 오전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바레인전 이후 그랬던 것처럼 휴식이 예상됐지만, 선수들은 훈련장으로 모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반 경기력이 상당히 불만족스러웠다. 최대한 빨리 수정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훈련장에 나타난 선수들은 23명이었다. 십자인대 파열로 낙마한 김승규를 제외하고도 좌우 풀백 이기제, 김태환이 빠졌다. 이기제는 우측 햄스트링 부상, 김태환은 우측 종아리 근육 문제로 숙소에 남아 회복에 집중했다.
주장 손흥민은 문제없이 훈련장에 나타났다. 그는 양현준 어깨에 손을 얹고 이야기를 나누며 훈련을 준비했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과 어깨동무를 하며 언제나처럼 친밀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박용우와도 잠시 대화를 나눴다. 그는 박용우 목에 팔을 올린 채 무언가 말을 건넸다. 전날 자책골로 마음 고생이 심했던 박용우지만, 이날만큼은 손흥민 옆에서 미소를 되찾았다.
대표팀 선수들은 잠시 클린스만 감독의 스피치를 들은 뒤 가벼운 러닝을 뛰었다. 손흥민은 회복조에 속했다. 전날 비교적 많은 시간을 소화했던 김민재, 황인범, 정승현, 박용우, 조현우, 이재성, 조규성, 설영우, 이강인, 홍현석이 함께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대열 중간에서 같이 뛰었다.
손흥민과 김민재 케미가 눈에 띄었다. 둘은 러닝 내내 딱 붙어 뛰면서 계속 대화했다. 요르단전 풀타임을 소화한 만큼 피곤할 법도 했지만, 얼굴 표정은 밝았다. 농담을 주고받은 듯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아쉬움으로 얼굴을 굳혔던 전날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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