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느리더라도 한 발짝 한 발짝씩. 황희찬(28, 울버햄튼)과 김진수(32, 전북 현대)가 돌아올 날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4점(1승 1무, 득실+2)으로 조 2위에 머물렀다. 요르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승점 4점(득실 +4)으로 1위를 지켰다. E조 1위의 주인공은 마지막 3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한국은 말레이시아, 요르단은 바레인과 만난다.
어려운 무승부였다. 한국은 전반 9분 손흥민의 페널티 킥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전반 38분 박용우의 헤더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여기에 전반 종료를 눈앞에 두고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역전골까지 내줬다.
한국은 하프타임 이후 전열을 가다듬고 동점골을 노렸지만, 좀처럼 결실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이 날린 슈팅이 상대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승점 1점을 가져왔다.
클린스만호는 경기 다음날인 21일 오전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바레인전 이후 그랬던 것처럼 휴식이 예상됐지만, 선수들은 훈련장으로 모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얘기했지만, 전반 경기력이 상당히 불만족스러웠다. 최대한 빨리 수정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오늘은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훈련장에 나타난 선수들은 23명뿐이었다. 십자인대 파열로 낙마한 김승규를 제외하고도 좌우 풀백 이기제, 김태환이 빠졌다. 이기제는 우측 햄스트링 부상, 김태환은 우측 종아리 근육 문제로 숙소에 남아 회복에 집중했다.
긍정적인 소식도 있다. 바로 황희찬의 빠른 회복세. 그는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전지 훈련 도중 엉덩이 근육에 불편함을 느꼈고, 카타르에 입성한 뒤로도 정상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 두 경기에서도 명단 제외됐다.
다행히 회복 경과는 좋다. 황희찬은 지난 17일부터 운동화 대신 축구화를 신고 훈련장에 나타났고, 조금씩 훈련 강도를 높여왔다. 그리고 이번엔 훈련 시작 약 30분 전부터 홀로 운동장에 나와 가볍게 러닝을 뛰었다.
황희찬은 코치와 공을 주고받을 때도 몸놀림이 가벼워 보였다. 그는 짧은 패스로 감각을 끌어 올렸고, 중간중간 스트레칭도 잊지 않았다.
김진수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아부다비에서 왼쪽 종아리에 문제가 생겨 자리를 비우고 있다. 그는 황희찬보다 하루 뒤인 18일이 돼서야 축구화를 착용했다. 요르단전 전날까지만 해도 베르너 로이타드 피지컬 코치와 함께 따로 회복 훈련에 집중했다.
이젠 김진수도 공을 만지기 시작했다. 그는 이날 훈련에서 코치와 패스를 주고받았을 뿐만 아니라 간단한 드리블까지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황희찬과 김진수의 합류는 클린스만호에 엄청난 힘이 될 수 있다. 지난 두 경기에서 많은 팬들이 그리워했던 건 중 하나가 황희찬의 저돌적인 측면 돌파다. 게다가 한국은 이기제의 부상 문제로 스리백까지 고려 중인 만큼, 김진수가 돌아온다면 가장 큰 근심을 덜 수 있다.
물론 아직은 두 선수의 복귀 시기를 점치기 이르다. 여전히 개인 훈련을 소화 중인 만큼 100%를 만들기 위해선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도 "둘 다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가면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 팀 훈련에 합류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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