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에게 이번 요르단전은 귀중한 예방주사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4점(1승 1무, 득실+2)으로 조 2위에 머물렀다. 요르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승점 4점(득실 +4)으로 1위를 지켰다. E조 1위의 주인공은 마지막 3차전에서 갈리게 됐다. 한국은 말레이시아, 요르단은 바레인과 만난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4분 손흥민이 박스 안으로 침투하다가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졌고, 비디오 판독(VAR) 후 페널티 킥이 선언됐다. 손흥민은 직접 키커로 나서서 정중앙 파넨카킥을 차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후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전반 38분 박용우의 헤더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여기에 전반 종료 직전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역전골까지 내줬다.
한국은 하프타임 이후 전열을 가다듬고 동점골을 노렸다. 그러나 계속해서 몰아붙이고도 결실을 얻지 못하며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던 중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이 날린 슈팅이 상대 자책골로 연결되며 힘겹게 승점 1점을 가져올 수 있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분명히 만족하지 못하는 경기였다. 그러나 숨겨야 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부족했다. 또 요르단이 좋은 준비를 했고, 좋은 경기를 한 게 사실이다. 요르단이 많은 칭찬과 격려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거 그는 "또 반대로 생각해 보면 우리가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장에 들어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에 동점을 만들면서 아주 나쁜 상황이라기보다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에게 이번 경기는 좋은 예방주사였다. 그는 "모두 쉬운 경기가 되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시안컵에선 절대 쉬운 경기가 없다. 정신적으로 피지컬적으로 준비되지 않는다면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오늘 경기도 좋은 예"라며 "팀으로서 선수로서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걸 배웠다. 이런 일이 조별리그에서 나와 다행이다. 우린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해야 하는 것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라고 각오했다.
오랜만에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다. 주전 수문장 김승규가 훈련 도중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대회에서 낙마했기 때문. 그는 이날 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했다.
손흥민은 조현우 이야기가 나오자 "일단 (김)승규 형이 다친 게 너무나 슬프다. 팀원으로서 참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겐 분명 3명의 좋은 골키퍼가 있다. 이런 부분에선 걱정할 게 없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손흥민은 조현우를 향해 큰 믿음을 보냈다. 그는 "팀이 2실점을 해서 현우 형이 책임감을 느낄 것 같다. 꼭 그럴 필요는 없다. 분명히 선수들이 더 잘 대처를 해서 골키퍼를 편안하게 해줬어야 한다. 현우 형의 좋은 선방 덕분에 위험한 상황들도 잘 헤쳐나갈 수 있었다. 앞으로 토너먼트를 준비하면서 현우 형이 상당히 큰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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