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어려운 경기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4점(1승 1무, 득실+2)으로 조 2위에 머물렀다. 요르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승점 4점(득실 +4)으로 1위를 지켰다. E조 1위의 주인공은 마지막 3차전에서 갈리게 됐다. 한국은 말레이시아, 요르단은 바레인과 만난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4분 손흥민이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에흐산 하다드에게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처음엔 휘슬을 불지 않았지만, 비디오 판독(VAR) 후 페널티 킥을 선언했다. 손흥민은 직접 키커로 나서서 정중앙 파넨카킥을 차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38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용우의 헤더 자책골이 나오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여기에 전반 종료 직전 역전골까지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후반 내내 몰아치고도 결실을 얻지 못하며 패색이 짙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의 슈팅이 상대 수비의 자책골로 연결되며 패배를 면했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예상대로 어려운 경기였다. 이른 시간에 리드를 잡았지만, 이후 느슨해졌다. 원하는 템포와 리듬이 아니었고, 역전까지 내줬다. 상대지만 전반전 요르단이 보여준 활약을 많이 칭찬하고 싶다"라며 "이렇게 어려운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생길 텐데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후반전엔 좀 더 긍정적인 모습이 나왔다. 가장 중요한 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이고 우린 그럴 것이다. 다음 경기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 오늘 경기를 평가하자면.
예상대로 어려운 경기였다. 이른 시간에 리드를 잡았지만, 이후 느슨해졌다. 원하는 템포와 리듬이 아니었고, 역전까지 내줬다. 상대지만 전반전 요르단이 보여준 활약을 많이 칭찬하고 싶다. 이렇게 어려운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생길 텐데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후반전엔 좀 더 긍정적인 모습이 나왔다. 가장 중요한 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이고 우린 그럴 것이다. 다음 경기 잘 준비하겠다.
-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어떤 생각이었는지.
어떤 교체든 잘 풀리지 않았던 점을 수정하려는 교체다. 전반전엔 원했던 템포나 패스 속도, 패스의 질, 찬스를 만드는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 부분을 수정하고자 교체했다. 후반엔 조금 나아졌다. 전반은 영상을 많이 돌려봐야 한다. 선수들과도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수정할 부분이 많다. 운동장에서 어떻게 수정하는지가 중요하다. 예상대로 어려운 경기가 됐다. 얼마나 잘 보완해서 다음 경기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해야 할 숙제가 많다. 다음 경기까지 잘 풀어야 한다. 영상을 보면서 잘 준비하겠다.
- 조 1위를 한다면 16강에서 일본 혹은 이라크, 8강에서는 사우디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지금부터 분석하고 있는지.
현재는 말레이시아 경기만 보고 있다. 그러나 조별예선에서 치르는 모든 경기에서 배우고,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들을 잘 짚고 넘어가는 게 중요하다. 오늘 경기를 통해 중동팀들이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투쟁심, 우리를 어렵게 만드는 부분들을 잘 기억하고 앞으로 대회에서 언젠가 또 중동팀을 만났을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말레이시아전부터 잘 치르겠다.
- 이기제나 조규성은 부진으로 지적받아왔다. 선발 명단에 문제가 있던 건 아닌지.
플랜 A의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선수 생활을 오래했지만, 선수마다 대회에서 본인 컨디션과 리듬을 찾는 것이 모두 다르다. 대회를 치르다 보면 그들이 놀라운 활약을 펼치면서 능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 짚고 넘어가고 싶은 건 후반에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이다. 우린 최근 7경기, 8경기에서 끌려가는 경기가 없었다. 오늘은 1-0에서 1-2로 뒤집히는 상황이었다.
예상하지 않았던, 익숙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보여준 투쟁심, 싸우려는 모습. 우리도 찬스를 많이 만들었다. 양 팀 모두 충분히 승점 3점을 딸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예상하지 못한 역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2-2까지 만든 점은 높이 사고 싶다. 사실 3-2까지 뒤집을 수도 있었다. 그런 부분을 높이 산다.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같다.
- 요르단을 평가해달라. 얼마나 어려웠는지.
어제 이야기했듯이 요르단은 말레이시아전에서 4골을 넣었다. 이 팀이 얼마나 득점할 수 있는지 충분히 증명했다. 요르단 선수들 개개인 능력이 상당히 뛰어났다. 우리가 전반에 1-0으로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스스로 느슨해졌다. 오히려 요르단이 강하게 나왔다. 축구에선 일대일 싸움에서 지면 흐름을 가져올 수 없다. 요르단은 전반 일대일 싸움, 모든 경합에서 지지 않았다. 팀으로서도 우리를 압도하고 주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후반 교체와 하프타임 수정을 통해 조금 더 좋은 경기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후반전은 우리의 경기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요르단뿐만 아니라 바레인도 그렇다. 각자 다른 스타일의 팀들이 어떻게 운영하는지, 그들에게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많이 배우고 있다. 이번 두 경기를 통해 중동 팀들이 앞서고 있을 때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거기에 우리가 어떻게 대비하고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다. 비슷한 상황이 오면 잘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반전 요르단 활약은 칭찬하고 싶다.
- 선수단 이름은 화려한데 그에 비해 경기력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실 경기를 준비하기 전에 명단이나 어떤 선수가 있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한 경기 한 경기 어떻게 준비하느냐, 그리고 첫 경기에서 얼마나 잘 시작하느냐다.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따냈다. 오늘도 더 좋은 결과가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어쨌든 승점을 땄다. 현재로서 바라는 건 16강에 진출하면서 대회를 치르는 것이다.
(결승전까지) 7경기를 다 치르고 싶다. 가장 중요한 건 한 경기 한 경기 보는 것이다. 매 경기가 결승전이 될 것이다. 선수들도 경기하다 보면 기복이 생길 수 있다. 한 경기에서 활약이 좋지 않았다고 해서 다음에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다. 선수들을 보고, 매 경기를 보면서 팀을 어떻게 꾸리는지가 중요하다. 우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고,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을 일궈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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