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이강인(22, 파리 생제르맹)의 날이 아니었다. 그가 '요르단 살라' 무사 알타마리(27, 몽펠리에)와 리그 1 맞대결에서 완패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4점(1승 1무, 득실+2)으로 조 2위에 머물렀다. 요르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승점 4점(득실 +4)으로 1위를 지켰다.
이강인의 부진이 아쉬웠다. 그는 바레인전과 마찬가지로 우측 윙어로 선발 출격했지만,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멀티골을 터트리며 펄펄 날았던 지난 경기와는 180° 달랐다.
이날만큼은 이강인의 왼발이 빛나지 않았다. 크로스는 대부분 요르단 수비에게 걸렸고, 특유의 현란한 바디페인팅도 통하지 않았다. 시원시원한 드리블 돌파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요르단이 이강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나온 모습이었다.
이따금 찾아온 기회도 무위에 그쳤다. 이강인은 슈팅 3차례를 기록했지만, 모두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거나 골대를 벗어났다. 후반 34분엔 박스 안에서 공을 잡았으나 드리블 도중 넘어지며 탄식하기도 했다.
클린스만은 끝까지 이강인을 빼지 않으며 믿음을 보냈지만, 반전은 없었다. 이강인은 턴오버 17회, 드리블 성공률 38%(3/8), 크로스 성공률 25%(1/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본인도 답답한지 공을 뺏긴 후 자책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2001년생 선수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해도 안 되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이강인'이기에 너무나 아쉬웠다.
반면 알타마리는 한국 수비를 마음껏 휘젓고 다녔다. 그는 자신감 넘치는 왼발 드리블과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워 한국을 괴롭혔다. 빠른 발로 뒷공간도 잘 파고들었다.
알타마리는 전반 추가시간 이기제를 속도로 완벽히 따돌리고 뒷공간을 질주했다. 그리고 발기술로 이기제를 벗겨내며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김민재가 빠르게 달려와 몸싸움으로 막아내지 않았다면 그대로 득점할 수 있는 기회였다.
알타마리는 요르단의 역전골에도 기여했다. 그는 전반 종료 직전 우측에서 수비 3명을 달고 돌파한 뒤 슈팅을 날렸다. 첫 번째 슈팅은 수비벽에 걸렸으나 알나이마트가 흘러나온 공을 그대로 차 넣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사실 알타마리는 말레이시아전에서도 멀티골을 터트린 만큼 경기 전부터 요주의 인물이었다. 프랑스 리그 1도 경기를 앞두고 "요르단의 알타마리 vs 한국의 이강인"이라며 둘의 맞대결을 주목했다. 한국으로선 아쉽게도 두 선수의 자존심을 건 싸움은 이강인의 판정패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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