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빠른 결단을 내렸다. 전반이 끝나자마자 이기제(33, 수원 삼성)와 박용우(31, 알아인)을 모두 교체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치르고 있다. 한국은 전반전을 1-2로 뒤진 채 마쳤다.
한국은 4-4-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손흥민-조규성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이재성-황인범-박용우-이강인이 중원을 채웠다. 이기제-김민재-정승현-설영우가 포백을 꾸렸고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다.
요르단은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알리 이야드 올완-야이 알 나이마트-무사 알 타마리가 최전방에 나섰고 마흐무드 알 마르디-라자이 아예드-니자르 알 라시단-에흐산 하다드가 중원을 맡았다. 살렘 알 아잘린-야잔 아보 알아랍-압달라 나시브가 스리백을 꾸렸고 하산 아불라일라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4분 손흥민이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에흐산 하다드에게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처음엔 휘슬을 불지 않았지만, 비디오 판독(VAR) 후 페널티 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대범하게 가운데로 파넨카킥을 차 넣으며 득점을 기록했다. 아랍권 팬들의 야유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지만, 그는 눈도 깜짝하지 않고 골키퍼를 속여냈다. 이번 득점은 손흥민의 A매치 42번째 골이자 이번 대회 50호 골이다.
손흥민은 멋진 선제골을 부상으로 낙마한 김승규에게 바쳤다. 클린스만호의 주전 수문장 김승규는 지난 18일 훈련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면서 이번 대회에서 조기 하차했다. 손흥민은 이를 잊지 않고 김승규의 유니폼을 높이 들어 올리며 쾌유를 기원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후 급격히 휘청이기 시작했다. '요르단 살라' 알타마리를 앞세운 요르단의 측면 공격과 뒷공간 공략에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다. 전반 38분엔 코너킥 상황에서 박용우의 헤더 자책골까지 나오며 동점을 허용했다.
불안 요소로 꼽히던 왼쪽 풀백 이기제도 알타마리에게 쩔쩔 맸다. 그는 전반 추가시간 5분 수비 뒤로 빠져나가는 알타마리와 속도전에서 완벽히 패했고, 발재간 한 번에 벗겨지며 일대일 기회를 내주기까지 했다. 김민재가 빠르게 달려와 몸으로 밀어내지 못했다면 꼼짝없이 실점할 위기였다.
한국은 전반이 끝나기 전 역전골까지 얻어맞았다. 알타마리가 우측에서 수비 3명을 달고 슈팅했고, 수비 맞고 나온 공을 알나이마트가 그대로 차 넣었다. 이번에도 이기제와 박용우가 뒤에서 들어오는 선수를 보지 못하고 알타마리에게만 시선을 뺏긴 게 실점으로 이어졌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칼을 빼 들었다. 그는 흔들리는 이기제와 박용우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김태환과 홍현석을 투입하며 반등을 꾀했다. 설영우가 왼쪽 수비로 이동했고, 김태환이 그 자리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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