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 김민재(28, 뮌헨)에게 아시아 무대는 좁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2023 AFC 아시안컵 E조 2차전’에서 요르단을 상대한다.
한국은 1차전서 이강인의 멀티골이 터져 바레인을 3-1로 제압했다. 한국이 요르단을 이긴다면 2승으로 16강 진출이 조기에 확정된다. 일본(1승1패)이 이라크(2승)에게 1-2로 패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한국의 16강 상대는 일본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
한국은 일단 요르단을 초반에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건은 1차전에서 받은 옐로카드다. 김민재, 손흥민, 이기제, 박용우, 조규성까지 공수를 책임지는 핵심 5명이 모두 카드를 받았다.
한국이 조기에 점수차를 벌리고 후반전에 일부러 카드를 받아 ‘경고 세탁’을 해야 된다. 그래야 말레이시아와 3차전 결과를 신경 쓰지 않고 16강전에 ‘노카드’로 임할 수 있다. 16강 상대가 사실상 일본으로 정해지면서 카드관리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됐다.
클린스만은 “옐로카드도 축구의 일부다. 하지만 첫 번째 경기부터 그렇게 많이 받을 줄은 몰랐다. 선수들도 자신들의 경고를 인지하고 있다. 잘 관리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믿을 선수는 역시 월드클래스 김민재다. 요르단은 말레이시아와 1차전서 네 골을 몰아치며 4-0 완승을 거뒀다. 리그1 몽펠리에서 뛰는 해외파 공격수 무사 타라미가 멀티골을 넣었다. 한국의 왼쪽라인 이기제와 중앙수비 김민재가 주로 막아야 하는 선수다. 두 선수 모두 카드를 한 장씩 받았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김민재는 명실상부 월드클래스다. 국제축구연구소(CIES)는 16일 공중볼 싸움능력에 의거한 세계 센터백 랭킹 100위를 매겨서 발표했다. 전 세계 선수 중 최소 900분 이상 출전한 선수를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김민재가 총점 92.2점을 얻어 93점을 얻은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에 이어 간발의 차이로 세계랭킹 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수비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민재는 공중볼 승률이 69%에 달했다. 90분으로 환산하면 경기당 4.06회나 공중볼 싸움에서 이긴 것이다. 김민재가 얼마나 뛰어난 수비수인지 수치로 명확하게 드러났다. 아시아에서는 감히 김민재의 수비를 뚫을 수 있는 공격수가 없다.
김민재의 경고에 대해 클린스만은 “경고 때문에 100%를 하지 못한다면 선수로서 바람직한 마음가짐은 아닐 것 같다. 최선을 다하다가 경고를 받아 다음 경기에 뛸 수 없다면 그 부분도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한다”며 신경 쓰지 말라고 주문했다.
경고를 한 장 받았다고 김민재의 플레이가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김민재가 평소보다 조심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한국이 전반전에 일찌감치 승부를 내고 김민재와 손흥민이 카드세탁을 하는 것이다. 과연 한국은 변수인 카드 5장을 이겨낼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