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야스 하지메(56)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본은 19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D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양 팀은 지난 1차전에서 나란히 승점 3점을 챙겼다. 일본은 베트남을 상대로 끌려가기도 했지만, 4골을 몰아치며 4-2로 승리했다. 이라크도 오심 논란이 일긴 했지만,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를 3-1로 잡아냈다.
이라크와 조 1위 자리를 두고 맞붙는 일본.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를 하루 앞두고 18일 도하 메인 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선수들은 베트남전 이후 훈련에 더 집중하고 있고, 잘 준비하고 있다.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라크의 강한 피지컬을 경계했다. 그는 이라크에 대해 묻자 "이라크도 일본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는 지난 몇 경기를 분석했다. 이라크는 피지컬이 아주 강하며 한 팀으로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라고 답했다.
일본은 베트남과 1차전에서 생각 이상으로 고전했다. 전반 11분 미나미노 다쿠미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세트피스에서 연달아 실점하며 1-2로 끌려갔다. 신예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의 실수도 아쉬웠다.
다만 일본은 미나미노의 맹활약 덕분에 참사를 피했다. 미나미노는 이후 동점골을 포함해 1골 1도움을 추가하며 원맨쇼를 펼쳤다. 나카무라 게이토가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역전골을 터트렸고, 우에다 아야세가 후반 막판 쐐기골을 넣으며 베트남을 무너뜨렸다.
모리야스 감독은 베트남전 이야기가 나오자 "위기감이나 초조함이 아니라 자연스럽다는 느낌이었다. 걱정하지 않는다. 실수에서 배울 수 있다. 평소처럼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지난 경기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게 완벽하진 않았다. 하지만 같은 팀이랑 내일 다시 경기한다 해도 더 잘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비판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모리야스 감독은 "몇몇 팬들이 지난 경기 실점을 우려하는 건 이해한다. 우리가 더 많은 골을 넣고, 더 쉽게 승리하길 기대했을 것이다. 모든 경기에 칭찬도 비판도 따르기 마련이다. 비판의 목소리도 받아들이겠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흔들리진 않았다. 모리야스 감독은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는지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어떤 경기에서도 성과와 과제는 반드시 있다. 냉정하게 분석한 뒤 그저 다가오는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비판의 목소리 역시 경기를 봐주고 있다는 점에서 고맙다. 우리가 여전히 우승 후보인가에 대한 평가는 여러분에게 맡기겠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우린 여전히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0년 전 '도하 참사'도 언급됐다. 일본은 지난 1993년 '1994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후반 추가시간 이라크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눈앞에서 본선 티켓을 놓쳤다. 그 덕분에 북한을 잡아낸 한국이 극적으로 본선에 진출하며 '도하의 기적'을 썼다.
모리야스 감독은 당시 이야기가 나오자 "개인적으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래전에 경기를 본 기억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 추가시간이 길다는 점도 알고 있다"라며 "오래된 기억이다. 시간이 흘렀고, 나도 선수들도 신경 쓰지 않는다. 추가시간을 포함해 잘 관리해 나가야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1993년 패배는 선수로서 겪었다. 지금은 감독이기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게다가 선수들은 대부분 그때 태어나지도 않았다. 선수들에게도 내게도 크게 상관없다. 지금 뛰고 있는 일본 대표팀 선수들은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뛰고 있고, 축구선수로서 세계 무대에서 싸울 수 있는 모습을 이미 보여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모리야스 감독은 핵심 수비수 도미야스 다케히로의 몸 상태도 전했다. 그는 부상으로 베트남전에 뛰지 못했지만, 최근 훈련에 복귀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도미야스 역시 다음 경기에서 출전할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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