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사이에 있어도, 코치진 사이에 있어도 위화감이 없다. 클린스만호의 소통왕은 역시 주장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20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15일 열린 E조 1차전에서 바레인을 3-1로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황인범이 선제골을 터트렸고, 이강인이 멀티골을 뽑아내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제 요르단을 상대로 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 본격적인 담금질도 시작됐다. 대표팀은 16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7일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밝은 분위기 속 눈에 띄는 게 한 가지 있었다. 바로 손흥민의 왼쪽 무릎에 여러 겹으로 둘러진 의료용 테이프. 그는 평소와 달리 테이핑을 하고 나오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 사이에 부상이 생긴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손흥민은 바레인전에서 상대의 거친 반칙에 넘어지기도 했지만, 큰 부상은 없었다. 이날 역시 무릎이 특별히 불편해 보이진 않았다.
다행히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에 따르면 손흥민은 지난해부터 부상 방지와 빠른 회복을 위해 종종 테이핑을 사용해 왔다. 1년도 좀 안 됐다. 그는 소속팀 토트넘에서도 간간이 테이핑을 활용했던 만큼 철저한 몸 관리를 위해 두르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어디까지나 예방 차원인 만큼 손흥민의 얼굴엔 훈련 내내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주장이자 분위기 메이커답게 웃음을 잃지 않았고, 본격적인 훈련 시작을 앞두고는 선수단에 한마디를 건네기도 했다.
손흥민은 마치 선수와 코치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존재처럼 보였다. 그는 동료들과 농담을 주고받다가도 차두리 코치, 클린스만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웠다. 오른손을 쭉 뻗으며 무언가 열심히 주장하기도 했다.
선수 중에선 홀로 코치진 사이에 자리한 손흥민의 모습은 한 명의 선수 그 이상이었다. KFA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이 원래도 손흥민과 자주 의견을 교환한다며 평소처럼 소통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러닝 훈련에서도 선두를 맡았다. 그는 동갑내기 친구 이재성, 차두리 코치와 함께 동료들을 이끌었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13년 만에 다시 도하를 찾은 그는 막내에서 캡틴이 돼 있었다.
한편 AFC 역시 이날 손흥민의 특별한 각오를 전했다. 그는 "2011년 아시안컵은 내 첫 메이저 대회였다. 다시 카타르로 돌아오게 됐는데 나 자신과 우리나라를 위한 특별한 행사로 만들고 싶다"라며 "긴 여정이 될 것이다. 우리는 그저 경기에 집중하고 가능한 한 특별하게 만들고 싶다"라며 64년 만의 우승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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