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조화를 기치로 내걸로 자신만만하게 나선 개막전을 0-2 완패로 끝나고 만난 김목경 디알엑스 감독의 표정은 착잡했다. 베테랑 ‘라스칼’ 김광희와 ‘테디’ 박진성을 축으로 재능있는 신예 3명의 조화를 기대했지만, 첫 승리를 낙관했던 농심전 패배에 김목경 감독은 상처입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디알엑스는 17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벌어진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1라운드 농심과 경기서 0-2 패배를 당했다. 베테랑 ‘라스칼’ 김광희와 ‘테디’ 박진성이 분전했지만, 신인들이 유리한 상황에서 스노우볼을 매끄럽게 끌어가지 못하면서 1세트를 역전 당했다. 2세트 역시 초반 내어준 흐름을 만회하지 못하고 결국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목경 디알엑스 감독은 “개막 첫 경기인 만큼 잘 준비해서 꼭 이기고 싶은 생각으로 나섰지만, 패배해서 굉장히 아쉽다. 그래도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만한 여지를 선수들이 보여준 것 같다. 더 잘 준비하면 분명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낙담어린 표정을 지우고 긍정적인 기대감을 전했다.
역전패를 당했던 1세트에 대해 김 감독은 “중반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오브젝트 수급에서 실수가 나왔다. 실수가 사고로 이어지면서 상대에게 큰 기회를 준 거 같다. 상대가 사실 바론이 빠른 조합이라 더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그점을 놓치는 실수까지 나와 여파가 커졌다”라고 답했다.
1, 2세트 모두 봇 듀오에게 루시안-나미를 쥐어준 것과 관련해 김 감독은 “우리 팀 기준으로 루시안에 대한 평가가 높았다. 티어 정리가 높았던 루시안을 선택했고, 중앙에서 루시안이 있는 본대가 주도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본대 주도권을 바탕으로 사이드를 열어주고 운영할 생각이었는데, 상대 아펠-밀리오가 상당히 단단했다. 1세트는 그런 모습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2세트는 바이와 탈리야 등 합류가 좋은 챔프들이 있어 원하는 구도를 미드에서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적용된 패치와 관련해 김목경 감독은 ‘공허의 유충’ 유무를 전략의 핵심 키로 보고 있었다. 초반에 끝내기 힘든 구조로 달라진 상황에서 ‘공허의 유충’ 공략 선택 여부에 따라 전략의 향방이 결정되는 것 같다는 견해를 전했다.
“라스칼 선수의 말처럼 공허의 유충 유무가 제일 큰 것 같다. 팀 스타일에 따라 초반 유충을 공략하는 상태에서 힘을 주느냐, 유충을 주지 않고 시간을 벌면서 한 타 조합으로 후반을 노리느냐의 차이다. 메타나 운영의 변화는 없지만, 초반에 끝내기 힘든 구도로 경기가 바뀌었다. 유충에 힘을 주면 분명 후반 조합 밸류가 떨어진다. 그런 인해 바론 사냥도 힘들어져 스노우볼을 굴리기 어렵다. 후반에 갔을 때 좋은 챔피언들 티어가 더 높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끝으로 김목경 감독은 “농심을 상대로 했던 개막전 패배가 매우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선수들이 상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잘 준비해서 좋은 포텐셜을 낼 수 있는 선수들이라 생각한다. 이후 경기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