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 법제화를 위한 본격적인 실력 행사에 나서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유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갈등이 본격화 되는 모습이다.
문체부는 "19일부터 시작되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온 힘을 쏟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온 체육계가 마음을 모아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다짐해야 할 자리가 일부 본래의 취지와 다르게 운영된 부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문체부가 심사숙고하여 내린 정책 결정과 다른 생각을 가진다는 이유로 이에 대해 공익감사 청구안을 행사에 참석한 정부 인사에게 전달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대한체육회는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2024년도 스포츠 중점 현안 과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2024 대한민국 체육인대회’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대한민국 체육의 중점과제 및 현안과제를 공유하고 올 한 해 스포츠의 미래를 조망하기 위한 취지다. 국내·외 체육계 관계자들은 물론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 등 정부 내빈과 선수 및 지도자, 동호인, 체육단체 관계자 등 1만 5천여 명이 참석했다.
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초청했다. 이는 이번 행사를 통해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독립적인 스포츠 정책 컨트롤 타워인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다.
이 회장은 최근 문체부 유인촌 장관과 장외 설전을 벌이는 등 체육회와 국가올림픽위원회(KOC) 분리 등을 주장하는 문체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말 이 회장은 국무총리 산하 민관 합동 기구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이하 정책위원회) 참여를 거부한 바 있다. 주무 부처인 문체부가 체육계 추천 인사를 전면 배제하고 민간 위원 6명을 일방적으로 위촉한 데 따른 반발이었다.
실제 이 회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장상윤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에게 문체부의 위법·부당한 체육 업무 행태에 대한 공익 감사 청구안과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위한 대정부 건의서를 전달, 문체부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에 문체부는 "대한체육회는 체육계 대표단체로서 자율성과 함께 책임성도 갖춰야 한다"면서 "매년 4,000억 원의 정부 지원을 받는 기타공공기관에 대한 정부 부처의 지도·감독은 당연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문체부의 정책 결정과 의견이 다르다고 감사를 청구하고 할 일이 산적한 새해에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할 것이 아니라 체육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개선안 마련에 앞장서기를 바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체부는 마지막으로 "2024 강원의 성공적인 개최, 2024 파리 하계올림픽에서의 대한민국의 선전, 그리고 인구절벽에 직면한 체육계 저변 확대와 생활·학교체육 활성화 및 지방 체육재정 확충 등 당면한 체육계 현안이 산적해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그 어느 때보다 힘을 합쳐야 할 때인 만큼 정부는 체육인들과의 소통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