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다. 비에 젖어 질척거리던 흙도 마르면서 단단하게 굳어진다는 뜻으로, 시련을 겪은 뒤 더 단단하게 성장해지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른다.
지난해 '킹겐' 황성훈'-'클리드' 김태민-'제카' 김건우-'바이퍼' 박도현-'라이프' 김정민 등 선수 전원 롤드컵 우승자 및 4강 이상의 경험을 가진 선수들로 '슈퍼팀'을 꾸려 '슈퍼 다이브'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던 한화생명의 결과는 씁쓸했다. 국내 리그에서도 플레이오프 2라운드 탈락의 쓴 잔을 마셨고, 가을 잔치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도 초대 받지 못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암흑기 탈출을 위해 모였으나 2023시즌은 결국 암흑기였다. 자칫 전반적인 팀 분위기가 어수선해 질 수 있는 상황에서 그는 가장 먼저 한화생명을 위해 나섰다. 한 발 더 나아진 2024시즌을 위해 정식 스토브리그가 개막 전 한화생명과 재계약을 통해 2024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바로 '바이퍼' 박도현이 그 주인공이다.
2024 LCK 스프링 개막을 앞두고 OSEN과 만난 '바이퍼' 박도현은 "2023년은 좀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해였다. 성적이 제일 아쉬웠다. 어떻게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성적이 아니다. 개인적인 지표나 퍼포먼스도 썩 좋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라고 2023년을 돌아봤다.
덧붙여 그는 "팀원들과 조금 더 가까워지지 못한 점도 아쉽다. 더 자연스럽고 편하게 서로의 속내를 터놓는 자리가 많았으면 했는데, 무언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도 아쉽다. 2024시즌은 이런 후회와 아쉬움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바이퍼' 박도현은 LPL 시절 2021 롤드컵 우승 직후 2022년에도 우수한 성적을 남기면서 그야말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한창 몸 값이 치솟던 당시 전격적으로 LCK 리턴을 선택하면서 LPL로 떠나기 전 몸담었던 한화생명의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시 롤드컵 우승 이후 안주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변화를 선택해 다시 한 번 열심히 달리고 싶어 돌아왔다. LCK로 돌아온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다. 이곳에 지낸 시간을 말하면서 우리 팀의 연습 환경은 정말 굉장히 마음에 든다. 온전히 경기 준비에만 집중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다. 그래서 더욱 빨리 마음을 정하고 팀과 재계약을 선택했다."
2024시즌부터 호흡을 맞출 새로운 동료들에 대해 묻자 박도현은 주저없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활짝 웃었다. 팀을 떠나 함께 하고 싶었던 동료들과 만남을 시너지로 이어내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투지까지 불태웠다.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다. 자신들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리그 전 시즌 우승자들답게 확실히 잘한다는 느낌이다. 예전부터 특히 피넛 선수랑 해보고 싶기도 했었다. 딜라이트 선수는 중국에 있을 때 봤었는데 잘한다고 생각해서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인지 파트너인 '딜라이트' 선수는 귀엽다는 생각도 든다. 동료들과 함께 2024년은 1년 내내 굉장히 바쁘게 지내고 싶다. 스프링부터 시작해 MSI 서머 시즌,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롤드컵까지 다 나가고 싶다. 지난 가을 정말 대회에 나가고 싶은 열망이 컸다. 지난해 보다는 올해 꼭 높은 자리에 서 보겠다."
박도현은 "우승을 목표로 뛰지만 결과까지 가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 한다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쫓아온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팬 분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바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기대에 부응 못해 염치 없지만 더 많은 기대와 응원 해주시면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 응원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각오를 다졌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