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포츠 위클리'가 주관하는 2023 아시아 골든글로브상 투표가 마무리됐다. 이 상은 42개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지역을 대표하는 심사위원 42명과 특별초청 해외 심사위원 21명이 참여해서 1위부터 5위까지 각각 6점, 4점, 3점, 2점 1점을 부여해 총점으로 순위를 책정한다.
이번 투표에서 1위는 역시나 한국의 주장 손흥민(231점)이었다. 그는 2022-2023 시즌은 잠시 부진했으나 20232-2024 시즌 토트넘의 중심 선수로 맹활약하면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해리 케인이 떠난 자리에 잠시 중앙 공격수로 뛰면서 남다른 득점 감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20경기서 12골 5도움으로 공격 포인트 17개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시즌 쌓았던 리그 공격 포인트 16개(10골 6도움)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리그 20경기 만에 한 시즌 성적을 뛰어넘은 셈. 특히 지난 12월 7경기서 손흥민은 4골 4도움을 기록했다.
여기에 대표팀의 주장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64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E조에서 바레인(1월 15일), 요르단(20일), 말레이시아(25일)과 차례로 조별예선을 치른다. 한국이 만약 E조 1위를 차지하면 16강 상대는 D조 2위다. 일본·인도네시아·이라크·베트남 중 한 팀이다. 조 2위를 하면 사우디아라비아·태국·키르기스스탄·오만이 속해있는 F조 1위와 맞붙는다.
한국은 아시아 어느 팀보다 우승 트로피가 간절하다. 아시안컵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은 1956년 1회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서 연속우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후 63년 동안 준우승만 네 번 하며 우승과 인연이 없다. 매번 아시아 정상급 전력을 자랑했지만 이상하게도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유독 불운한 장면이 많아 ‘아시안컵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온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서는 개최국 호주에게 연장전 끝 패배 2019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팀 카타르에게 8강서 0-1로 패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아시안컵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특히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의 마지막 아시안컵이 될 확률도 높기에 동기 부여가 확실하다.
7연패를 달성한 손흥민에 이어 2위는 김민재(197점)였다. 그는 지난 2022-2023 시즌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나폴리의 33년 만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여름 이적 시장에 입단한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핵심 선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김민재는 실제로 세계 최고의 선수를 뽑는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22위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스타 요슈코 그바르디올, 맨체스터 시티 핵심 센터백 후벵 네베스를 모두 제치고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랭크된 것이다.
뮌헨 입단 이후에도 김민재는 마티아스 더 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를 모두 밀어내고 토머스 투헬 감독의 '원픽'이 됐다. 뮌헨에서도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민재의 활약을 지켜본 영국 가디언은 2023 세계 최고의 남자 축구선수 100인 중 37위에 올려놨다.
한국 축구 공수 양대 기둥에 밀린 3위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72점)였다. 다소 의외의 이름이지만 골든글로브는 AFC 아시아 선수와 달리 아시아 국적과 AFC 소속 리그에서 모두 대상으로 하기에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뛰는 호날두도 대상이 될 수 있었다.
호날두는 2023년 그 어떤 축구선수보다 많은 골을 터트렸다. 그는 포르투갈 국가대표팀과 알 나스르를 합쳐 1년 동안 54골을 몰아쳤다. 그는 지난달 30일 알 타아원과 맞대결에서도 종료 직전 쐐기골을 터트리며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그 덕분에 호날두는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를 모두 제치고 2023년 최고의 골잡이가 됐다. 그는 52골을 넣은 케인과 음바페를 두 골 차로 따돌렸다. 50골을 기록한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도 유력 후보였지만, 부상으로 7경기에 결장하면서 호날두에게 밀렸다.
호날두 본인은 이런 퍼포먼스에 대해 만족하면서 자신을 홍보했지만 세간의 시선은 차가웠다. 수준이 떨어지는 사우디에서 뛰면서 다른 사람들의 퍼포먼스에 비교하려고 하기 때문. 이러한 평가가 그대로 아시아 발롱도르 투표 순위에도 묻어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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