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32) 부재 속 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신입생’ 티모 베르너가 데뷔전 ‘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15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트래포드에서 맨유와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원정 경리를 치러 2-2 무승부를 거뒀다.
12승4무5패 승점 40점이 된 토트넘은 아스날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에서 밀려 5위를 유지했다. 맨유는 승점 32점으로 7위.
이날 손흥민은 뛰지 않았다. 그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막을 올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차출돼 최대 내달 초까지 부재가 예상된다.
손흥민 대체자로 지난 10일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베르너가 등번호 16번을 달고 이날 그라운드를 누볐다.
토트넘은 히샬리송, 티모 베르너, 브레넌 존슨, 올리버 스킵, 로드리고 벤탄쿠르,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반 더 벤,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를 선발로 내세웠다. 부상에서 회복한 중앙 수비수 반 더 벤과 로메로가 돌아왔다.
맨유는 라스무스 호일룬, 마커스 래시포드, 브루노 페르난데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크리스티안 에릭센, 코비 마이누, 디오구 달롯, 조니 에반스, 라파엘 바란, 아론 완비사카, 안드레 오나나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이날 토트넘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전반 3분 만에 라스무스 호일룬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그는 강한 슈팅으로 이른 시간에 토트넘의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새얼굴’ 베르너가 헤더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맨유 수비수 몸 맞고 튕겼다.
기어코 토트넘은 동점골을 넣었다. 히샬리송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그는 전반 19분 페드로 포로가 올린 크로스에 머리를 갖다 대 1-1을 만들었다.
토트넘의 베르너는 위협적으로 움직였다. 전반 23분 회심의 중거리포를 날렸다. 그러나 골과 연이 닿지 않았다.
전반 38분 토트넘이 위기를 맞았다. 토트넘 수비수 우도기의 잘못 맞은 헤더가 골대를 맞고 나왔다. 토트넘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맨유가 이번에도 앞서가는 골을 넣었다. 전반 40분 호일룬의 도움을 받은 마커스 래시포드가 정확한 슈팅으로 토트넘 골망을 갈랐다.
전반전은 맨유가 2-1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토트넘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동점골을 넣었다. 후반 1분 베르너의 패스를 건네받은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위협적으로 문전을 파로든 뒤 왼발로 마무리, 득점을 올렸다.
이후 공방전이 벌어졌지만 결실을 맺는 슈팅은 나오지 않았다.
맨유는 후반 추가시간까지 애를 썼다. 4분 스콧 맥토미니가 헤더로 결승골 사냥에 나섰다. 그러나 공은 골대를 넘어가고 말았다.
토트넘은 맨유 원정에서 승점 1점을 챙겼다.
한편 이날 토트넘 데뷔전을 치른 베르너가 도움을 기록한 데 의미가 있다. 적응기가 필요한 시점으로 공격포인트를 기록해 자신감을 얻게 됐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지난 10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RB 라이프치히(독일)로부터 베르너를 임대 영입했다”라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이번 시즌 끝까지며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 돼 있다. 그의 등번호는 16번이다.
공격수 베르너에게 주어진 역할은 명확하다.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경기에 나서 12골을 책임진 뒤 현지시간으로 12일 막을 올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손흥민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베르너는 이미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있다. 다만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그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라이프치히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첼시의 눈에 들었다. 이적에 성공했다. 첼시는 2020년 여름 4500만 파운드(약 753억 원)를 내고 그를 품었다.
하지만 베르너는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 이하의 모습만 보여줬다.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으나 아쉬운 결정력과 수많은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탄식을 자아냈다. 첼시와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긴 했지만,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
첼시 2년 차 때도 발전은 없었다. 베르너는 2021-2022시즌 리그 4골 1도움에 그치며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다. 결국 그는 공식전 89경기 23골이라는 아쉬운 기록을 남기고 2022년 여름 라이프치히로 돌아갔다. 이적료는 2년 만에 3000만 유로(약 432억 원)로 줄어들었다.
베르너는 친정팀에서 예전의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다. 지난 시즌 리그 27경기에서 9골 3도움을 올리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이번 시즌 들어 경기력에 한 풀 꺾였다. 리그 14경기에 나서 2골에 그쳤고, 선발 출전은 4차례에 불과하다. 동료 공격수들과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그 사이 베르너는 독일 국가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그는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57경기를 뛰었지만, 지난해 3월 벨기에전을 끝으로 출전 기록이 없다. 오는 6월 자국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를 뛰기 위해선 출전 시간 확보가 절실한 상황.
적절한 몸값에 다양한 경험이 있는 공격수를 물색하던 토트넘은 베르너에게 접근, 서로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임대 이적이 성사됐다. 베르너는 약 2년 만에 다시 런던 땅을 밟으면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재도전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베르너를 철저히 손흥민 백업으로 염두하고 데리고 왔다고 밝혔다.
그는 15일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전 기자회견에 나서 "손흥민이 꽤 오랜 기간 팀을 떠나 있는다. 그래서 우린 스리톱에서 뛸 수 있는 자원이 필요했다. 베르너도 자신의 상황에 변화를 줘야 하는 시기였고, 토트넘행은 선택지 중 하나였다. 베르너의 스타일이 우리 축구에 맞을 것이라고 본다. 베르너는 스리톱의 모든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플레이어"라고 설명했다.
베르너가 과거 첼시에서 부진한 것에 대해선 "과거에 발생한 일은 상관없다"며 "베르너는 여전히 젊고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싶은 동기부여도 가지고 있다. 그는 최고 수준에서 뛰고 싶어한다.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회를 부여받은 베르너는 데뷔 무대에서 곧바로 ‘1도움’으로 부응했다.
히샬리송의 발끝이 터진 것도 고무적이다.
손흥민은 지난 3일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토트넘을 떠날 때 동료들에게 당부한 것이 있다. 득점을 최대한 많이 넣어야 한다는 것. 그는 특히 히샬리송은 언급했다.
지난 1일 손흥민은 올 시즌 EPL 본머스전에서 1골을 기록, 새해 축포를 쏜 뒤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사타구니 수술을 받고 돌아와 최근 5경기에서 5골을 넣은 히샬리송을 포함한 선수들이) 골을 넣을 수 있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그에 앞서 그들은 내 가족이자 팀 동료다. 그렇기에 많은 골을 기록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지금은 뮌헨 소속이지만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 일원이었던) 케인이 부상으로 인해 몇 경기 결장했을 때 내가 더 나서야겠다고 느꼈다. 우리 선수들도 그런 느낌을 받길 바란다. 그렇다면 사람으로서, 또 선수로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히샬리송을 언급했다. 손흥민은 “히샬리송은 최근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 그가 골 욕심을 더 부리길 바란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공격적인 위치에서 플레이하는 모든 사람이 가능한 한 많은 골을 넣고 토트넘이 더 나은 위치에 있길 바란다. 그 이상 더 바랄 게 없다”라고 덧붙였다.
베르너와 함께 히샬리송도 공격포인트를 기록해 자신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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