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 일본이 첫 경기부터 약점을 노출했다.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22, 신트트라위던)이 대형 실수를 저지르며 역전골을 허용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 일본은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FIFA 랭킹 94위 베트남에 4-2로 역전승했다.
일본은 우승 후보 1순위로 뽑히는 팀인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이토는 "누가 나와도 확실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미토마 가오루가 다쳐서 나카무라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며 승리를 확신했고, 일본 매체도 승패보다는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적절한 로테이션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모리야스 감독은 호소야 마오, 나카무라 게이토-미나미노 다쿠미-이토 준야, 모리타 히데사마-엔도 와타루, 이토 히로키-다니구치 쇼고-이타쿠라 고-스가와라 유키나리, 스즈키 자이온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모리야스 감독은 구보 다케후사와 우에다 아야세, 도안 리츠 등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고 판단한 선수들을 과감하게 모두 아꼈다. 대신 A매치 경험이 거의 없는 호소야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등 다소 실험적인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그만큼 전력 차가 크다는 판단.
그러나 공은 둥글었다. 일본은 예상과 달리 베트남을 상대로 끌려가는 등 고전했다. 2골 1도움을 터트린 미나미노의 맹활약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출발은 산뜻했다. 일본은 전반 11분 미나미노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베트남 골키퍼 응우옌 필립이 코너킥을 멀리 걷어내지 못했고, 이어진 스가와라의 슈팅이 수비벽에 맞고 나왔다. 미나미노가 이 공을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일본은 5분 뒤 응우옌 딘 박의 절묘한 백헤더에 동점골을 허용했고, 전반 33분 팜 뚜언 하이에게 역전골까지 내줬다. 골키퍼 스즈키가 부이 호앙 비엣 아잉중의 헤더를 제대로 쳐내지 못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일본은 이후로도 베트남의 적극적인 공격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스즈키도 상대 압박을 벗어나려다가 부정확한 킥을 날리곤 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일본이었다. 일본은 전반 45분 미나미노의 정확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전반 추가시간 4분 나카무라의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후반 40분 우에다 아야세의 쐐기골로 베트남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승리하긴 했지만,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일본으로선 뒷맛이 떫은 경기였다. 특히 스즈키가 두 차례 실점 장면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약점을 노출했기 때문. 그는 동점골을 내줄 때도 성급한 위치 선정으로 아쉬움을 남겼고, 역전골 실점 장면에서는 애매한 펀칭으로 대형 실수를 저질렀다.
2002년생 스즈키는 가나 국적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골키퍼다. 일본은 그를 차세대 국가대표 수문장으로 키우고 있다.
모리야스 감독은 골키퍼 세대교체를 위해 이번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서 곤다 슈이치(시미즈 에스펄스), 다니엘 슈미트(신트트라위던), 나카무라 고스케(포르티모넨스)를 모두 제외했다. 대신 스즈키와 다이야 마에카와(빗셀 고베), 노자와 다이시 브랜든(FC도쿄)을 발탁했다. 그중에서도 스즈키가 주전으로 낙점된 것.
하지만 스즈키와 마에카와, 노자와 모두 A매치 경험이 거의 없다. 세 명을 모두 합쳐도 10경기가 안 될 정도. 그나마 기회를 많이 받은 스즈키도 4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결국 변수로 지적받던 스즈키는 첫 경기부터 부족함을 드러내며 불안 요소로 남게 됐다. 일본 '도쿄 스포츠'는 "스즈키가 냉혹한 현실에 직면했다. 그는 베트남전에서 선발로 나섰다. 전반 16분 상대의 헤더가 그의 머리 위를 넘어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고, 전반 33분엔 허술한 공 처리로 역전을 허용했다"라고 지적했다.
일본 팬들 사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매체는 "물론 스즈키가 긴장하기도 했겠지만, 안정감이 부족했다. 팬들은 '전체적으로 판단이 나쁘다', '왜 고평가받는지 모르겠다. 마에카와가 낫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라고 전했다.
이제 와서 주전 골키퍼를 바꾸기도 어려운 만큼 모리야스 감독으로서도 고민이 깊어질 듯하다. 도쿄 스포츠는 "물론 젊은 재능을 향한 격려의 목소리도 있다. 스즈키가 귀중한 경험을 양식 삼아 크게 성장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