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파드는 지난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브릿지 관중석에서 포착됐다. 풀럼과 가진 첼시의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홈경기였다. 팬들은 첼시의 1-0 승리에 기뻐했으나 램파드의 등장에는 다소 우려스런 눈빛을 보냈다.
램파드가 첼시 홈구장에 등장한 것이 크게 문제가 되진 않는다. 선수시절 2001-2002~2013-2014까지 13시즌을 보낸 구단 레전드이고 두 차례(2019년 7월~2021년 1월, 2023년 4~5월) 사령탑을 지내기도 했기 때문이다.
영국 '더 선'은 이날 "램파드가 토드 보엘리 첼시 구단주와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전했으며 경기 내내 함께 농담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램파드가 다시 한번 첼시 지휘봉을 잡을 수도 있다"고 궁금해했다.
실제 램파드는 보엘리 구단주뿐 아니라 첼시 단장인 로렌스 스튜어트와 대화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스튜어트는 2022년 겨울 AS 모나코에서 첼시로 합류한 바 있다.
이에 일부 팬들은 램파드의 등장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52) 감독에겐 좋지 않은 징조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램파드가 포체티노 감독 후임으로 다시 첼시 지휘봉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첼시는 이번 시즌을 앞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으며 스쿼드 강화에 나섰다. 크리스토퍼 은쿤쿠, 니콜라 잭슨, 모이세스 카이세도, 콜 파머 등이 그들이다. 동시에 토트넘, 파리 생제르맹(PSG)을 지휘했던 포체티노 감독까지 영입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첼시는 20라운드를 치른 현재 8위(승점 31)에 그치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마지노선인 4위 아스날(승점 40)과 9점 차로 벌어져 있는 상태다.
아직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는 첼시 수뇌부다. 하지만 자칫 이번 시즌 첼시가 유럽 대항전에도 나가지 못한다면 포체티노 감독을 경질할 수도 있다. 지금도 후임 감독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는 상태인 만큼 램파드가 첼시 구단주와 함께 등장한 것은 의미가 있었다.
램파드는 첼시 팬들에게 애증의 존재다. 선수 시절 첼시를 이끌고 3차례 리그 우승(2004-2005, 2005-2006, 2009-2010)을 비롯해 챔피언스리그(2011-2012)까지 안긴 램파드였다. 리더십과 기량을 갖춘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감독이 된 램파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첫 시즌이었던 2019-2020시즌에는 리그 4위, FA컵 2위 등의 성적을 냈으나 다음 시즌 성적 부진 속에 2021년 1월 경질됐다. 세부전술이나 용병술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평이다.
램파드는 첼시를 떠난 후 2022년 1월부터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의 후임으로 에버튼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강등권을 맴돌면서 2023년 1월 1년 만에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램파드는 2023년 4월 다시 첼시 사령탑에 복귀했다. 그레이엄 포터 감독이 떠난 후 임시 감독직을 맡은 것이다. 첼시와 한시적 동행이었으나 승률 11%에 그치면서 사실상 감독 경력을 이어가기 힘들어졌다.
'더 선'은 "램파드가 경기장에?", "램파드가 포체티노가 경질되면 3번째 임기를 준비한다", "램파드가 오면 축구팬들로서 마지막이 될 것이다" 등 다소 부정적인 여론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샬럿 FC 감독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램파드는 웨인 루니가 떠난 버밍엄 시티의 감독 후보 20명 중 한 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