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티모 베르너(27)가 굳이 1월 이적 시장을 이용해 토트넘으로 단기 임대 온 이유를 분석했다.
토트넘은 지난 10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RB 라이프치히(독일)로부터 베르너를 임대 영입했다”라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이번 시즌 끝까지며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 돼 있다. 그의 등번호는 16번이다.
공격수 베르너에게 주어진 역할은 명확하다.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경기에 나서 12골을 책임진 뒤 현지시간으로 12일 막을 올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손흥민의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베르너는 이미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있다. 다만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그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라이프치히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첼시의 눈에 들었다. 이적에 성공했다. 첼시는 2020년 여름 4500만 파운드(약 753억 원)를 내고 그를 품었다.
하지만 베르너는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 이하의 모습만 보여줬다.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으나 아쉬운 결정력과 수많은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탄식을 자아냈다. 첼시와 함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긴 했지만,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
첼시 2년 차 때도 발전은 없었다. 베르너는 2021-2022시즌 리그 4골 1도움에 그치며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다. 결국 그는 공식전 89경기 23골이라는 아쉬운 기록을 남기고 2022년 여름 라이프치히로 돌아갔다. 이적료는 2년 만에 3000만 유로(약 432억 원)로 줄어들었다.
베르너는 친정팀에서 예전의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다. 지난 시즌 리그 27경기에서 9골 3도움을 올리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이번 시즌 들어 경기력에 한 풀 꺾였다. 리그 14경기에 나서 2골에 그쳤고, 선발 출전은 4차례에 불과하다. 동료 공격수들과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다.
그 사이 베르너는 독일 국가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그는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57경기를 뛰었지만, 지난해 3월 벨기에전을 끝으로 출전 기록이 없다. 오는 6월 자국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를 뛰기 위해선 출전 시간 확보가 절실한 상황.
적절한 몸값에 다양한 경험이 있는 공격수를 물색하던 토트넘은 베르너에게 접근, 서로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임대 이적이 성사됐다. 베르너는 약 2년 만에 다시 런던 땅을 밟으면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재도전한다.
13일 영국 매체 ‘더 부트 룸’에 따르면 디 애슬래틱의 분데스리가 소식통 라파엘 호니그스타인 기자는 ‘왜 베르너가 프리미어리그를 떠난 지 불과 18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토트넘과 계약을 맺었을까?’라는 물음에 “독일 대표팀 일원으로 유로2024에 나가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대부분 1월 이적을 꺼려한다. 그럼에도 베르너가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유는, 임대 이적하지 않고 원소속팀에 있으면 유로2024 무대를 밟을 나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즉, 토트넘을 열망해서 온 것이 아니라 베르너가 자신의 커리어에 위기를 느껴 임대 이적 했단 분석인 것이다.
‘더 부트 룸’도 “베르너의 유로2024 여정은 토트넘에서부터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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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트넘 소셜 미디어 계정 / 토크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