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 수비수 에릭 다이어(30, 바이에른 뮌헨)가 독일 '거함' 뮌헨으로 이적하자 그 이유를 분석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유럽 축구 저널리스트 앤디 브라셀의 말을 전하며 "다이어 영입은 수비형 미드필더 추가 영입에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임대"라고 전했다. 다양한 분석이 등장한 가운데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우린 그를 센터백으로 기용할 것"이라며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2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 등 공식 채널은 통해 에릭 다이어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2024년 6월 30일까지 1년 계약이며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임대다. 다이어는 토트넘 홋스퍼에서 사용하던 등번호 15번을 사용한다.
지난 2014년 스포르팅 CP를 떠나 토트넘으로 이적한 다이어는 토트넘에서만 공식전 363경기에 출전했다. 2023-2024시즌 10번째 시즌을 맞이한 다이어는 전까지 센터백으로 197경기, 수비형 미드필더로 136경기, 기타 포지션에서 25경기에 나서며 실력과는 관계없이 팀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매 시즌 팀의 주축으로 나섰던 다이어의 입지는 2023-2024시즌 갑자기 줄어들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팀을 떠나고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고 미키 반 더 벤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주전 센터백으로 나서면서 설 자리를 잃은 것.
그간 토트넘 수비의 약점으로 지목됐던 다이어는 벤치에도 쉽게 앉지 못하는 잉여 자원으로 전락했다.
최근 반 더 벤이 부상으로, 로메로가 출전 금지 징계로 출장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도 풀백 에메르송 로얄에게 밀렸다. 교체로만 가끔 모습을 보였던 다이어는 이적을 택했다.
뮌헨의 스포츠 디렉터 크리스토프 프로인트는 "에릭 다이어를 영입할 수 있어서 기쁘다. 그는 우리 수비의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그의 스포츠적 능력과 국제 무대 경험은 경기장과 라커룸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다이어는 "꿈만 같은 이적이다. 왜냐하면 누구든 어린 시절 뮌헨과 같은 팀에서 뛰는 것을 꿈꾸기 때문이다. 뮌헨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클럽 중 하나며 믿을 수 없는 클럽 역사를 가졌다"라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나의 다재다능함으로 팀을 돕고 싶고 새로운 동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기장 중 하나인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팬분들과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자신만만한 다이어와 달리 팬들은 어리둥절한 반응이 주를 이룬다. 토트넘에서도 주전 자리에서 완벽하게 밀린 다이어를 대체 왜 뮌헨 같은 거함이 영입했느냐는 반응이다.
저널리스트 브라셀은 "다이어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영입하지 못했을 때를 대비한 백업 선수"라며 이 이적을 평가했다.
그는 "다이어는 다재다능하다. 뮌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뮌헨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큰돈을 쓸 준비가 됐다. 그들은 센터백, 라이트백이 필요하지만, 이적시장에서 해리 케인에게 거금을 들였다"라며 넉넉치 않은 재정 상황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간을 조금만 돌려보면 뮌헨은 30대 후반에 접어든 소크라티스 파파스타소풀로스로 수비 공백을 메우려 했고 제롬 보아텡 영입도 검토했다"라고 짚었다.
브라셀은 "위 두 선수보다 다이어가 더 좋은 상태이며 더 다재다능하다"라며 뮌헨의 선택이 마냥 틀린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영국 '미러'는 투헬 감독의 발언을 전했다. 그는 "다이어는 프리미어리그에서는 6번(수비형 미드필더)으로도 뛰었지만, 긴 시간은 아니었다. 그는 센터백 스페셜리스트(He’s a specialist at centre-back)다"라며 다이어를 훌륭한 중앙 수비수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그를 센터백 자리에서 활용할 것이다. 그는 오른쪽이나 왼쪽 센터백, 그리고 스리백 전술에서 뛸 수 있다. 다이어의 영입을 통해 레온 고레츠카를 더이상 센터백에 기용할 필요 없이 미드필더로 기용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뮌헨은 수비수 부족 문제를 겪었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테이스 더 리흐트가 차례로 부상당하며 기용할 수 있는 수비수가 김민재 한 명인 경우도 있었다.
김민재의 혹사가 계속되자 중앙 미드필더 고레츠카를 센터백으로 돌려 쓰기도 했던 투헬 감독이다.
한편 같은 날 영국 '데일리 메일'은 "우린 조만간 해리 케인과 다이어가 함께 뮌헨 거리를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이어 매체는 "두 사람은 NFL, 골프 등 겹치는 관심사가 많다. 케인이 이적 후 즐겨 찾았던 뮌헨 골프장에 다이어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라며 다이어의 뮌헨 합류를 알렸다.
데일리 메일은 "두 선수는 지난 2012년 잉글랜드 U-19팀에서부터 서로에게 의지해왔다. 둘은 리그 우승 경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월드컵, 유로 등 중요한 순간을 함께 경험했다. 둘은 원정 경기에 나설 때 비행기, 버스에서 늘 옆자리에 앉았다"라며 둘의 우정을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