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으로 김민재(28)를 품었던 바이에른 뮌헨이 이번엔 패자가 됐다. 토트넘이 '유망주 센터백' 라두 드라구신(21, 제노아)을 빼앗기지 않았다. 24시간 내 영입 공식발표가 날 가능성이 크다.
유럽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11일(한국시간) “드라구신이 토트넘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다”면서 “거래는 마무리됐다. 드라구신은 시즌당 급여 300만 유로(43억 원)를 받을 예정이며, 계약 기간은 2029년 6월”이라고 전했다.
이어 “토트넘은 2500만 유로(361억 원)의 이적료와 500만 유로(72억 원)의 추가 비용을 제노아에 지불할 것이며, 제드 스펜스(토트넘)는 제노아로 임대를 떠난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드라구신 영입전에 갑자기 끼어든 뮌헨을 뒤로하고 그를 품는 데 성공했다.
부상으로 인한 수비진 붕괴 속 드라구신의 합류는 토트넘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드라구신은 과거 유벤투스 유스팀에 몸담고 있다가 2020년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2021~2022년 이탈리아 삼프도리아와 살레르니타나에서 임대 생활을 한 뒤 제노아에서도 잠시 임대로 뛰다가 2023년 1월 완전이적했다.
키가 191cm에 달하는 그는 리버풀의 버질 반 다이크를 롤모델로 삼고 있으며 뛰어난 위치 선정이 강점으로 꼽히는 센터백이다. 드라구신은 올 시즌 세리에A 18경기에 빠짐없이 출전했다. 부상도 없는 건강한 몸이란 것이다.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루마니아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 중이다. 드라구신은 아직 만 21세에 불과하지만, 벌써 대표팀에서 13경기를 치렀다. 오는 6월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도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당초 토트넘이 제노아에 제안한 금액은 2500만 유로였다. 하지만 제노아 측은 3000만 유로를 원했다. 이에 이적료 줄다리기가 이어졌고, 뮌헨이 하이재킹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토트넘이 뜻을 굽혔다.
토트넘은 드라구신을 품지 못할 위기에 직면했지만 이를 잘 넘겼다.
최근 돌연 뮌헨이 끼어들면서 위기감이 생겼다. 9일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뮌헨이 제노아와 이적료 협상을 마쳤다며 드라구신 영입 경쟁에서 토트넘을 추월했다고 전했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 역시 뮌헨이 드라구신을 영입 후보 목록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이 드라구신을 하이재킹 당할 위기란 것을 언급한 것이다.
뮌헨은 중앙 수비수 자원을 영입해 여유롭게 수비진을 운용할 계산에서 드라구신을 원했다. 김민재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마티아스 더 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 두 명만으로 중앙 수비를 꾸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토트넘이 막판 뮌헨과 드라구신 영입 싸움에서 이겼다. 메티컬 테스트까지 마쳤단 소식이 들려왔다. 토트넘 공식발표는 시간문제다.
뮌헨은 토트넘 제안 금액의 약 두 배 넘는 금액을 제노아에 약속했지만 이미 토트넘행 마음을 굳힌 드라구신이었다.
올 시즌 직전 세리에A 나폴리 유니폼을 입고 있던 김민재 ‘하이재킹’에 성공했던 뮌헨은 이번엔 그 방식이 통하지 않았다.
지난여름 김민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강하게 연결됐다. 이적에 거의 근접했다. 한화로 700억이 넘는 바이아웃 금액을 맨유가 지불하겠단 의사를 나타내며 계약이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맨유의 매각 이슈 및 여의치 못한 경제적 상황으로 이적 시간 막판 김민재의 이적 과정에 속도가 붙지 않았다.
그 틈을 뮌헨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이 직접 김민재에게 전화를 걸어 뮌헨행을 설득시켰고, 기어코 하이재킹에 성공했다.
당시 뮌헨은 나폴리에 김민재 바이아웃 금액 5000만 유로(약 711억 원)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뮌헨 구단 역대 이적료 3위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그러나 이번에 뮌헨의 드라구신 하이재킹 계획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두 번은 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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