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훈(62) 수원삼성 단장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 '초보 감독' 염기훈(41)을 돕겠다고 밝혔다.
수원삼성은 11일 오후 2시 경기도 화성시 수원삼성블루윙즈 클럽하우스에서 박경훈 단장, 염기훈 감독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했다.
수원삼성은 9일 "구단은 K리그1 재진입의 사명을 염기훈 감독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팬들의 우려가 섞였다. 염기훈 감독의 부족한 경험 때문이었다. 김병수 감독이 경질된 후인 지난해 9월 말 감독 대행을 맡아 짧게 팀을 이끈 게 전부인 염기훈 감독의 선임 소식에 일부 팬들은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11일 기자회견에 나선 염기훈 감독은 "선수 생활을 오래 하며 감독이라는 자리에 예상보다 빠르게 올랐다. 지난 시즌 감독 대행을 하면서 기쁜 마음보다 무거운 마음, 책임감이 더 컸다. 감독 대행을 하며 축구 인생 모든 것을 걸었다. 책임감이 있고 축구 인생을 걸고 이 자리에 왔기 때문에 선수때 보여줬던 순한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이 보일 거라 생각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선수생활 하며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규율이다. 많은 분들이 생각했던 '허허' 웃던 모습보다 누구보다 타이트한 감독이 될 예정이다. 모든걸 걸고 이 자리에 섰다"라며 감독에 임하는 자세를 이야기했다.
팬들의 불만에 염 감독은 "저도 그 부분에서 팬들께 죄송하다. 선수때 누구보다도 저를 응원해주셨고 사랑해주셨다. 팬들과 다른 선택을 했기 때문에 이해한다. 경험이 없다는 것도 맞다"라며 팬들의 분노, 불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경험이 없을 뿐이지 제가 다른 지도자분과 달리 열심히 안 하지 않는다. 더 상대 팀 분석하고 밤낮 안 자고 상대 팀 분석할 준비가 됐다. 경험이 없다고 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며 자신을 믿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박경훈 단장은 "'염기훈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우리 팀의 가장 큰 문제점인 패배감 극복이었다. 또 혼선 없이 선수단을 이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고려했다"라며 염기훈 감독의 선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염 감독에게 '명확한 목표와 방법이 있나'라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작년에 강등됐지만, 선수단의 문제점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이을 봤다.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솔루션을 확실하게 갖고 있다는 점에서 확신했다"라고 덧붙였다.
박 단장은 "보편적으로 질문 나온 것처럼 '경험이 없지 않느냐, 승격을 많이 시킨 감독도 있는데 왜 염기훈이냐' 이렇게 얘기도 많이 했다. 어느 누구든, 세계적인 펩 과르디올라도 마찬가지다. 다들 경험이 없다는 걱정이 있었다. 그 중 성공한 감독도 많다. 염 감독의 계획에 대한 답을 듣고 염기훈 감독을 써야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이제 가장 중요한 건 감독에게 모든 걸 지원하는 것"이라며 적은 경험이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경훈 단장은 부산, 제주 유나이티드, 성남, 대한민국 U-17 대표팀 등에서 감독을 경험했고 성남에서는 전력강화위원장을, 대한축구협회에서는 전무이사를 맡았다. 또한 지난 2023시즌에는 부산에서 테크니컬 어드바이저 역할을 수행했다.
경험이 풍부한 박 단장은 자신의 경험을 염 감독에게 도움 주는 데 쓰겠다 밝혔다.
그는 "1, 2부 감독 경험이 있다. 대한축구협회 전무도 했고 교수도 했다. 염기훈 감독님이 못 가진 경험이 있다. 염 감독은 이제 초보 감독의 길을 간다. 옆에서 제가 들으면서도 열정과 도전정신, 이런건 어마어마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들 우려하는 건 경험이다. 전 경험이 많다. 염 감독에게 부족한 경험을 제가 단장으로서 충분히 피드백하고 어드바이징 해 모두가 갈망하는 승격, 명문 구단으로의 재건을 돕겠다"라며 염 감독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박 단장은 "2부로 강등됐다. 체질 개선을 하고 어떻게 우리가 어느 쪽에 핵심을 갖고 예산을 쓸 것인지, 선수단 어디에 투자할지를 감독과 상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작년 기록을 보니 35점을 득점하고 57점을 실점했다. 강등될 수밖에 없는 실점과 득점이었다. 공격 라인에 보강을 해야 하고 수비를 어떻게 탄탄하게 할 것인지를 논해야 한다. 그 외 다른 부분은 2부는 역동적이고 뛰는 양이 많다. 핵심적인 부분 외에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거창하기보다 승격 하나만 바라보고 있다. 감독 자리를 맡으며 많은 분들이 저에 대한 걱정을 잘 알고 있다. 선수 생활 오래 했다. 지도자 생활 짧지만, 모든 걸 걸었다. 전 잘못되면 책임 질 자신도 있다. 승격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 결정은 팀을 위해 하겠다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서운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외부 선수도 중요하지만, 빠져나가는 선수 잡는 것도 중요하다. 카즈키를 강력하게 이야기했다. 선수도 같이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외부에서 수혈하는 것도 좋지만, 필요한 선수를 잡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부 선수보다 남아 있는 선수를 더 체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