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두 아이의 부모가 되다니…아내에게도 고맙고 그래요. 올해 목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이 지치지 않고, 건강을 지키는게 더 중요하죠. 그래서 더 고민을 하기도 하고요. 일정이 정말 많더라고요.”
2024 LCK 스프링 미디어데이가 끝나고 짬을 내 만난 김정균 감독은 자신의 근황을 전하면서 미디어데이에서 밝혔던 자신의 속내를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
LCK 10개 팀들이 꼽은 우승후보 0순위는 바로 김정균 감독이 지휘봉을 다시 잡은 전년도 롤드컵 챔프 T1이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10개 팀 감독과 대표 선수 1인, 20명의 인원이 미디어데이에 참가했다. 미디어데이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화두는 단연 T1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했다. 한 팀도 예외없이 T1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정균 감독은 자타공인 설명이 필요없는 LOL e스포츠의 명장이다. LCK 최초 10회 우승 뿐만 아니라 롤드컵 3회, MSI 2회 우승의 화려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아시안게임에서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이 값진 금메달을 대한민국에 선사했다.
2023 스토브리그가 열린 첫 날인 지난해 11월 21일 그는 한 편의 영화같이 T1으로 복귀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목표인 금메달을 달성한 직후 다수의 LPL 팀들의 러브콜을 받은 상황에서 자신의 커리어 첫 시작을 함께한 T1을 선택하는 의리를 보이면서 LCK로 돌아왔다.
복귀 이후 일상을 물으니 하루 24시간이 부족했다. 오후 1시에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일과 시작 이후부터 날짜가 바뀌어서 퇴근하는 시간까지 그는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아내에게 때로는 미안할 지경이에요. 두 아이를 돌보는 것은 쉽지 않죠. 하는대로 돕기는 하지만, 많이 부족하죠. 하나 고민이 생긴 건 효율적인 출퇴근인데, 밤 늦게 돌아가는 퇴근은 문제가 없지만, 출근길은 1시간 이상 걸려요. 현재 스크림이 있는 날은 선수단에서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고, 그외에는 출퇴근하고 있어요.”
지난해 T1이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우승 직후 3년간 역대 최고의 파격적인 대우로 T1의 지휘봉을 잡은 김정균 감독은 리그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짧은 머리로 어필했다. “그냥 생각없이 편한 머리”라고 겸손함을 보였던 그는 “아무래도 유부남이다 보니 외모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어요. 가족들이 극구 말렸지만, 프로필 촬영이후에는 편한대로 하라고 해서 평소 하고 싶었던 짧은 머리를 하게 됐습니다”며 개인적인 이유라고 말했지만, 시즌에 집중하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우회적으로 보였다.
시즌에 임하는 각오로 ‘건강한 팀’을 힘주어 밝혔던 김정균 감독은 “선수단 스케줄이 정말 빡빡해요. 스크림 한 번 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니까”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몇 년간 성적이 잘나오는 팀도, 국제대회까지 쉬지 않고 계속 하다 보면 지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을 위해 정말 역할을 잘해야 하죠. 미디어데이에서 이야기한대로 성적도 성적이지만, 선수들이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게 하고 싶어요.”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김정균 감독은 2013년 데뷔 직후부터 강행군을 거듭해온 ‘페이커’ 이상혁 뿐만 ‘케리아’ 류민석을 예를 들어 체력적인 부분 외에도 심리적인 요소와 관련된 스트레스로 인해 선수단의 경기력 및 전반적인 면에서 압박감을 덜어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단 전체가 건강할 수록 자연스럽게 원활한 경기 준비 뿐만 아니라 성적도 따라온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김정균 감독은 “언제나 항상 목표는 우승이지만, 올해는 정말 선수단이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게 하고 싶어요. 팬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사랑 받는 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려요.”라며 시즌에 나서는 출사표를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