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과 레전드들이 어깨를 나란히 할까. 시즌 두 번째 이달의 선수상 경쟁서 앞서나가고 있다.
손흥민이 10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사무국의 12월 이달의 선수상(POTM) 수상이 유력해지고 있다. 팬투표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64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E조에서 바레인(1월 15일), 요르단(20일), 말레이시아(25일)과 차례로 조별예선을 치른다. 한국이 만약 E조 1위를 차지하면 16강 상대는 D조 2위다. 일본·인도네시아·이라크·베트남 중 한 팀이다. 조 2위를 하면 사우디아라비아·태국·키르기스스탄·오만이 속해있는 F조 1위와 맞붙는다.
아시아 어느 팀보다 우승 트로피가 간절하다. 아시안컵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은 1956년 1회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서 연속우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후 63년 동안 준우승만 네 번 하며 우승과 인연이 없다. 매번 아시아 정상급 전력을 자랑했지만 이상하게도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유독 불운한 장면이 많아 ‘아시안컵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온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서는 개최국 호주에게 연장전 끝 패배 2019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승팀 카타르에게 8강서 0-1로 패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아시안컵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특히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의 마지막 아시안컵이 될 확률도 있고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2024년은 한국의 아시아 왕좌탈환 최적기다.
특히 PL 출신 공격수들의 폼이 매섭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시즌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서 맹활약하면서 한국 축구의 위상을 뒤높이고 있다. 손흥민이 12골 5도움, 황희찬이 10골 3도움으로 리그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말 그대로 한국 선수의 PL 전성 시대다.
먼저 지난 시즌 부진했던 토트넘의 손흥민은 이번 시즌 20경기서 12골 5도움으로 공격 포인트 17개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시즌 쌓았던 리그 공격 포인트 16개(10골 6도움)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리그 20경기 만에 한 시즌 성적을 뛰어넘은 셈. 특히 지난 12월 7경기서 손흥민은 4골 4도움을 기록했다.
이는 12월 PL 선수 중 최다 공격 포인트이다.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1골 1도움, 뉴캐슬전에서 1골 2도움, 에버튼전서 1골, 브라이튼전에서 1도움, 본머스전에서 1골이다. 자연스럽게 PL 12월 이달의 선수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편 손흥민은 이번 시즌은 지난 9월에 이달의 선수에 뽑힌 바 있다. 이는 2016년 9월, 2017년 4월, 2020년 10월에 이은 4번째 수상이다.
손흥민과 함께 경쟁하는 사람은 알렉산더 아놀드(1골 2도움, 리버풀)과 마테우스 쿠냐(3골 3도움, 울버햄튼), 모하메스 쿠드스(4골, 웨스트햄), 마이클 올리세(4골 1도움, 크리스탈 팰리스), 콜 팔머(4골 2도움, 첼시), 도미닉 솔란케(6골, 본머스), 마르코스 센시(2골 1도움, 본머스)이다.
공격 포인트만 보면 손흥민이 4골 4도움으로 가장 앞서가는 상황. 팀 승패 역시 4승 1무 2패로 나쁘지 않다. 유력한 경쟁 후보는 본머스의 솔란케. 6골을 넣었을 분만 아니라 같은 기간 팀도 4승 1무 1패로 준수한 모습을 기록했다.
여기에 공격수가 받기 편한 POTM의 특성상 쿠냐 역시 유력한 경쟁자였다. 팀 성적이 가장 좋은 건 알렉산더 아놀드로 6경기 4승2무를 거뒀다. 아놀드도 1골2도움은 물론 6경기 중 3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치며 공수 양면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POTM은 팬 투표와 전문가 평가 등을 합산해서 수상자를 결정한다. POTM 선정에서 투표 반영의 10% 미만이나 그래도 상위권에 위치한 사람이 일반적으로 상을 수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11월 POTM 투표에서는 제레미 도쿠(맨체스터 시티)에게 밀린 투표 2위 해리 매과이어(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상을 수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손흥민의 통산 5번째 수상 가능성이 사실상 높아진 것. 12월 POTM 투표에서 손흥민이 46.8%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솔란케로 26%대. 지난달 수상처럼 전문가 평가 등에서 매과이어가 뒤집을 수 있으나 투표 결과가 그대로 반영될 확률도 있다.
실제로 한 토트넘 SNS 매체는 "12월 POTM도 손흥민이다. 우리가 내부 정보를 입수했다. 오는 12일에 발표한다"라고 세간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이 매체는 자신들의 신빙성이 의심받자 "앞서 9월서도 손흥민과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수상을 정확히 예측했다"고 주장한 상태다.
통산 4회 수상인 손흥민은 시어러,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프랭크 램파드 등과 함께 수상 횟수 동률을 이뤄 월드 클래스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한 번 더 수상하게 되면 로빈 판페르시, 웨인 루니, 모하메드 살라와 동률이 된다.
여기에 아직 현역 생활이 유지 중인 손흥민이기에 6회 수상자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스티븐 제라드를 넘볼 수 있는 가능성도 생긴다. 7회는 해리 케인, 세르히오 아구에로다. 말 그대로 쟁쟁한 선수들과 진검 승부가 이어지는 것이다.
한편 PL은 지난 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시어러가 직접 뽑은 지금까지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PL 통산 260골을 기록한 전설인 그는 20라운드까지 치러진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PL 최고의 팀을 선정했다. 시어러는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팀을 꾸렸고, 사령탑으로는 우나이 에메리 아스톤 빌라 감독을 선택했다. 빌라는 리그 20경기에서 13승 3무 4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맨시티, 아스날을 제치고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손흥민의 이름도 빠지지 않았다. 시어러는 그를 왼쪽 날개로 배치하면서 "손흥민은 특별한 재능을 지녔다. 그가 골문 앞에서 공을 잡을 때면, 그대로 득점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극찬했다.
당연한 결과다. 앞서 '스카이 스포츠' 해설가로 활동 중인 게리 네빌과 제이미 캐러거 역시 손흥민을 PL 전반기 최고의 팀으로 뽑으며 활약을 인정했다. 둘 다 시어러와 마찬가지로 그를 왼쪽 공격수 자리에 뒀다.
손흥민은 어느새 지난 시즌 성적을 뛰어넘었다. 그는 2022-2023시즌 리그에서 10골 6도움, 공격 포인트 16개를 쌓았지만, 올 시즌엔 20경기 만에 공격 포인트 17개를 올렸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도 "손흥민은 2022-2023시즌 36경기에 출전해 10골 6도움을 터트렸고, 2023-2024시즌엔 20경기 만에 12골 5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해방됐다"라고 강조했다.
여러모로 가능성이 생긴 손흥민의 POTM 도전. 과연 그가 팬투표 결과대로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한 시즌 2번째 POTM을 차지해서 앙리, 시어러, 베르캄프, 램파드와 동률이 될 수 잇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