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가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라두 드라구신(22, 제노아) 영입에 근접했다. 동시에 '문제아' 제드 스펜스(24) 처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디 애슬레틱'은 9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제노아 수비수 드라구신을 영입하는 데 근접했다. 또한 계약의 일부로 제노아에 스펜스 임대를 제안했다"라고 보도했다.
'BBC' 역시 "토트넘은 제노아와 드라구신의 이적료 합의에 가까워졌다. 금액은 2500만 유로(약 361억 원)에 추가 옵션이 포함돼 있다. 또한 스펜스가 남은 시즌 동안 제노아에 임대될 수 있다. 그는 최근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임대 생활을 실패로 끝내고 돌아왔다"라고 전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가장 기다리던 소식이다. 현재 토트넘 중앙 수비엔 구멍이 났기 때문.
미키 반 더 벤이 지난달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이제 막 복귀를 준비 중이고, 최근엔 크리스티안 로메로까지 햄스트링을 다쳤다. 3옵션 센터백인 에릭 다이어는 풀백 벤 데이비스와 에메르송 로얄에게도 밀린 지 오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전부터 1월 이적시장 목표는 중앙 수비수 영입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달 "산타클로스에게 편지를 썼다. 이젠 아이들처럼 못된 짓을 했는지 착한 짓을 했는지 보고 어떤 선물을 받을지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라며 센터백 부족을 토로한 바 있다.
토트넘은 드라구신뿐만 아니라 OGC 니스의 장클레르 토디보를 비롯해 로이드 켈리(본머스), 토신 아다라비오요(풀럼) 등을 노렸다. 처음에는 토디보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지만, 협상이 어려워지자 빠르게 드라구신으로 눈을 돌렸다.
드라구신은 191cm의 큰 키를 지닌 루마니아 국가대표 수비수로 강력한 피지컬을 자랑한다. 유벤투스 출신인 그는 지난 시즌 제노아 임대를 통해 기량을 꽃피웠고, 올 시즌 제노아로 완전 이적해 주전으로 뛰고 있다. 그는 제노아가 치른 리그 19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드라구신의 최대 강점은 압도적인 공중볼 싸움 능력이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에 따르면 그는 세리에 A 17라운드 기준 가장 많은 공중볼 경합 승리(53회)를 기록했다. 게다가 드리블 돌파도 딱 한 번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흔들리는 토트넘 수비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루마니아 국가대표팀에서도 활약 중이다. 드라구신은 아직 만 21세에 불과하지만, 벌써 대표팀에서 13경기를 치렀다. 오는 6월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도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수비 보강이 시급했던 토트넘은 빠르게 움직여 드라구신을 낚아챘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약 일주일 전 "토트넘은 드라구신과 장기 계약에 관해 개인 합의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이틀 전에 공개했듯이 제노아와 협상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돌연 바이에른 뮌헨이 끼어들면서 위기감이 생겼다. 9일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바이에른 뮌헨이 제노아와 이적료 협상을 마쳤다며 드라구신 영입 경쟁에서 토트넘을 추월했다고 전했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 역시 바이에른 뮌헨이 드라구신을 영입 후보 목록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으로선 드라구신을 하이재킹당할 위기. 바이에른 뮌헨 역시 에릭 다이어를 노릴 정도로 중앙 수비수가 부족했기에 드라구신 영입에 진심으로 나설 가능성이 컸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마티아스 더 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 두 명만으로 중앙 수비를 꾸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토트넘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변수를 차단하기 직전이다. 로마노에 따르면 토트넘은 9일 오전 제노아에 공식 제안을 보냈고, 지불 조건과 최종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다. 양측은 기본 이적료 2500만 유로에 추가 옵션 500만 유로(약 72억 원), 스펜스 임대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으로서는 애물단지가 된 스펜스까지 처분할 수 있기에 일석이조다.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리즈로 한 시즌 임대를 떠났지만, 무릎 부상으로 리그 7경기 출전에 그쳤다. 게다가 태도 문제로 조기에 계약을 해지당하고 토트넘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뛸 자리가 없는 상황. 토트넘은 그를 다시 임대 보내면서 주급도 아끼게 됐다.
이제 큰 변수가 없는 한 드라구신은 토트넘의 이번 겨울 이적시장 2호 신입생이 될 전망이다. 토트넘은 이미 라이프치히 공격수 티모 베르너를 6개월 임대하는 데 합의했다. 그는 이미 런던에 도착해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으며 오는 15일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부터 뛸 수 있을 전망이다.
토트넘은 남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베르너의 주급을 지불한다. 계약에는 완전 이적 옵션도 포함돼 있으며 발동할 수 있는 이적료는 1500만 유로(약 216억 원)에서 2000만 유로(약 288억 원) 수준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시안컵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손흥민을 대신해 베르너가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알려졌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