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보이'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이 대선배 박지성(43)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의 한(恨)을 풀어줄 수 있을까.
아시아축구연맹(AFC)은 7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5명의 젊은 스타"라는 제목으로 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에 출전하는 최고의 유망주 5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와 우즈베키스탄 기대주 압보스베크 파이줄라에프(CSKA 모스크바) 등이 포함됐다.
당연히 이강인의 이름도 빠지지 않았다. AFC는 "이강인은 지난해 여름 스타들로 가득한 PSG로 이적했다. 그는 출전 시간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씻어내고, 프랑스 무대와 유럽대항전 우승에 도전하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팀에서 중요한 멤버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라고 소개했다.
트로페 데 샹피옹(프랑스 슈퍼컵) 결승골 활약도 잊지 않았다. 이강인은 지난 3일 툴루즈와 2023 트로페 데 샹피옹 맞대결에서 전반 3분 선제 결승포를 터트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공식 MVP까지 차지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했다.
AFC는 "이강인은 킬리안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와 함께 꾸준히 출전하며 파리에서 알찬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는 최근 툴루즈와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며 프랑스 챔피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한국 대표팀에서 활약도 빼놓지 않았다. AFC는 "이강인은 최근 A매치 4경기에서 인상적인 4골 3도움을 기록하며 훌륭한 시기를 보냈다. 1960년 이후 첫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태극 전사들에게는 좋은 징조"라고 강조했다.
또한 AFC는 이강인의 박지성 후계자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의 새로운 에이스가 될 수 있다는 것. AFC는 "이강인이 박지성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을까? 그가 오랫동안 기다렸던 한국의 대회 우승을 이끌 수 있을까?"라며 기대를 걸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부터 무섭게 성장 중이다. 그는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리그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라리가를 넘어 온 유럽이 주목하는 선수로 발돋움했다. 그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한 자리를 꿰차며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도움을 올리기도 했다.
이강인은 약점으로 지적받던 수비력까지 완벽히 보완했다. 그는 마요르카에서 궂은 일까지 맡으며 압박과 태클 능력을 길렀고, 장점으로 꼽히던 창의적이고 날카로운 전진 패스와 저돌적인 드리블, 유려한 탈압박 실력을 더욱 갈고닦았다.
수많은 유럽 클럽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드러낸 건 당연했다. 그는 그중에서도 '프랑스 챔피언' PSG를 택했다. PSG는 워낙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데다가 새로운 무대이기에 우려도 많았지만, 모두 기우였다.
이강인은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자기 실력을 보여줬고, 순식간에 엔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음바페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빠르게 팀에 녹아들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어느새 PSG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된 이강인이다.
이제 이강인은 생애 첫 아시안컵 무대를 앞두고 있다. 그는 주장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역대급 황금 세대와 함께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는 한국이지만,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에서 우승한 뒤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10일 결전지 카타르에 입성해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다. 15일에 바레인과 E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고, 20일에 요르단, 25일에 말레이시아와 맞붙는다. 대망의 결승전은 2월 11일에 열린다.
이강인의 활약이 중요할 전망이다. 무시할 수 없는 중동의 모래 바람과 일본, 호주 등 강팀을 넘기 위해서는 이강인의 천재성이 빛나야 한다. 알 자심 아시안컵 위원장 역시 "김민재와 황희찬, 이강인 등 올 시즌 유럽 리그에서 좋은 시즌을 보낸 선수들이 AFC 토너먼트의 수준을 완벽하게 높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만약 이강인이 아시안컵 제패에 성공한다면 그는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도 이루지 못한 위업을 남기게 된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박지성은 현역 시절 아시안컵에 총 3차례(2000, 2004, 2011)에 출전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한국은 2000년 대회에서 3위에 만족해야 했고, 2004년 대회에선 이란에 발목을 잡혀 16강 탈락했다. 박지성은 마지막 아시안컵이었던 2011년 대회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일본에 패하며 3위를 기록한 뒤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 AFC가 선정한 주목할 만한 아시안컵 신예 5인
이라크 - 알리 자심(20, 알 쿠와)
일본 - 구보 다케후사(23, 레알 소시에다드)
우즈베키스탄 - 압보스베크 파이줄라에프(20, CSKA 모스크바)
대한민국 - 이강인(23, PSG)
말레이시아 - 아리프 아이만(21, 조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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