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넷플릭스나 보는 게 나았다."
'캡틴' 손흥민(32)이 빠진 토트넘 홋스퍼 경기는 그야말로 '끔찍'했다.
토트넘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FA컵 3라운드(64강) 경기에서 번리를 1-0으로 꺾었다. 후반전에 나온 풀백 페드로 포로의 환상적인 중거리포 한 방이 승부를 갈랐다.
이날 토트넘은 올 시즌 처음으로 손흥민 없이 경기를 치렀다. 손흥민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자리를 비웠기 때문. 그는 지난 본머스전을 끝으로 토트넘을 떠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손흥민 대신 브레넌 존슨에게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를 맡겼다. 히샬리송이 최전방을 책임졌고, 지오바니 로 셀소가 공격형 미드필더, 데얀 쿨루셉스키가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출격했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손흥민이 대표팀으로 떠나기 전부터 토트넘 공격이 힘을 잃으리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12골 5도움을 기록하며 에이스로 활약 중이기에 공백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토트넘은 점유율 63%를 기록하며 슈팅 16개를 퍼부었지만, 위협적인 장면은 그리 많지 않았다. 히샬리송은 몇 차례 찾아온 괜찮은 기회를 모두 놓쳤고, 존슨의 슈팅도 정확하지 못했다. 포로의 깜짝 한 방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손흥민의 전방 압박과 플레이메이킹이 너무나 그리운 경기였다. 그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기회 창출 36회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또한 19라운드 기준 프리미어리그를 통틀어 파이널 서드에서 가장 많은 압박 횟수(361회)와 실수 유도(69회)를 기록했다. 압박으로 직접 공을 따낸 횟수도 21회로 전체 2위에 달한다.
그런 손흥민이 빠지자 급격히 힘을 잃었던 토트넘. 경기를 지켜본 가브리엘 아그본라허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아스톤 빌라에서 활약했던 그는 영국 '토크 스포츠'를 통해 "경기를 보면서 '내 저녁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새로운 시리즈를 볼 수도 있었는데'라고 생각했다. 결국 60분에 경기를 껐다. 끔찍했다"라고 혹평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히샬리송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아그본라허는 "히샬리송은 공을 컨트롤할 수도 없고, 공을 잡고 지켜낼 정도로 강하지도 않다. 동료와 연계 플레이도 잘 못하고, 수비 뒤로 침투할 정도로 빠르지도 않다. 마무리 능력도 없다. 솔직히 말해서 브라질 사람이 아니었다면 4부리그(리그 2)에서 뛰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만큼 이번 번리전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한숨이 깊어지는 경기였다. 토트넘은 손흥민 없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브렌트포드, 에버튼, 브라이튼과 리그 경기를 치러야 한다. 여기에 FA컵 32강 경기도 기다리고 있다. 하루빨리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
일단 토트넘은 라이프치히 공격수 티모 베르너 임대 영입을 눈앞에 뒀다. 이미 모든 합의를 마쳤으며 메디컬 테스트와 공식 발표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너는 큰 변수가 없는 한 다음 주부터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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