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드 벨링엄(21, 레알 마드리드)이 그 실력만큼 최고의 인성을 보여줘 주목을 받았다.
벨링엄은 7일(한국시간) 스페인 아란다 데 두에로의 에스타디오 엘 몬테시요에서 열린 코파 델 레이(국왕컵) 32강 아란디나 CF와 경기에 벤치를 지켰다.
레알 주전들 대부분이 휴식을 취한 가운데 벨링엄도 벤치를 지켰다. 거의 모든 경기에 주전으로 뛰고 있는 이날 영하로 내려갈 정도로 추운 겨울 날씨 속에 장갑과 담요를 두른 채 경기를 지켜봤다.
그런데 벨링엄이 경기 도중 한 볼보이에게 보여준 감동적인 순간이 포착돼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스페인 '엘데스마르케' 등 여러 매체 소셜 미디어(SNS)에 공유된 20초짜리 영상에서 벨링엄은 벤치 근처서 볼보이를 보던 소년에게 자신이 덮고 있던 담요를 덮어줬다.
볼보이를 가만히 지켜보던 벨링엄은 처음에 자신에게 오라는 손짓을 했다. 하지만 볼보이는 당황한 듯 자기가 서 있는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으려 했다. 그러자 벨링엄은 직접 일어서서 자신이 덮었던 담요를 들고 나가 볼보이의 어깨 위를 감싸줬다.
벨링엄은 경기 후 이 볼보이와 사진을 찍기도 했다. '올리'라는 이름의 이 볼보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벨링엄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라면서 "나는 그가 내게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 아주 다정한 몸짓이었고 오늘이 최고의 하루"라고 활짝 웃어보였다.
미국 '포브스'도 벨링엄의 이런 행동을 전하면서 "이 볼보이는 경기 중 벨링엄은 물론 안토니오 뤼디거와도 농담을 펼쳤다"면서 "벨링엄은 이날 뛰지 않은 선수였으나 볼보이를 향한 감동적인 행동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했다"고 강조했다.
영국 버밍엄에서 유스 생활을 보내고 성인 데뷔전을 치른 벨링엄은 2020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해 성장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레알로 이적한 벨링엄이다.
벨링엄은 버밍엄에서 도르트문트로 이적할 때 이적료 2600만 파운드를 안겼다. 이 돈 때문에 버밍엄은 재정난을 극복했고 버밍엄의 등번호인 22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레알은 도르트문트에 1억 300만 파운드(약 1724억 원)를 안겨 벨링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리그 17경기서 13골 2도움으로 진가를 발휘한 벨링엄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5경기 4골 3도움으로 월드클래스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