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생 미드필더 배준호(21, 스토크 시티)가 프리미어리그(PL) 팀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다.
스토크 시티는 7일(한국시간) 영국 스토크온트렌트 bet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FA컵 3라운드(64강) 홈 경기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앨비언에 2-4로 역전패했다.
스토크 시티는 3-4-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세아드 하크샤바노비치-웨슬리-배준호, 다니엘 존슨-바우터르 뷔르허르-루이스 베이커-메흐디 레리스, 벤 윌모트-마이클 로즈-키야나 후버, 다니엘 이바르센이 선발로 나섰다.
경기 전만 해도 브라이튼의 낙승이 예상됐다. 스토크 시티는 올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24개 팀 중 19위를 기록하고 있고, 브라이튼은 PL 7위에 올라 있는 팀이기 때문. 양 팀의 전력 차가 꽤나 컸다.
하지만 스토크 시티도 만만치 않았다. 배준호가 영리한 움직임에 이은 날카로운 컷백 크로스로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전반 16분 후버르가 높은 위치에서 상대 패스를 끊어낸 뒤 우측 공간으로 뛰어드는 배준호에게 패스했다. 배준호는 그대로 속도를 살려 돌파한 뒤 박스 중앙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브라이튼 얀 폴 반 헤케가 이를 걷어내려다가 자책골을 기록했다.
스토크 지역지 '스토크 센티넬'은 "배준호가 자책골을 강요했다"라며 "그는 골라인으로 질주하며 컷백 패스를 시도했고, 균형을 잃은 얀 폴 반 헤케가 5야드 앞에서 자신의 골망을 흔들었다. 후버르와 배준호의 좋은 플레이였다. 둘은 정말 좋은 포지션으로 찾아 들어갔다"라고 칭찬했다.
배준호는 이후로도 하크샤바노비치와 함께 웨슬리를 보좌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전반 38분에도 동료가 반칙을 당한 뒤 흐른 공을 잘 따내며 빈 공간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폴 티어니 주심이 뒤늦게 휘슬을 불면서 공격 기회가 무산되고 말았다.
배준호는 후버르와 좋은 호흡도 자랑했다. 후반 5분엔 둘이 우측면을 공략하면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으나 수비에게 막혔다. 스토크 센티넬은 "배준호와 후버르가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페널티 스팟으로 정말 영리한 크로스를 올렸다. 그러나 수비 방해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라고 아쉬워 했다.
그러나 최후의 승자는 브라이튼이었다. 스토크 시티는 전반 추가시간 페르비스 에스투피냔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후반 7분 루이스 덩크에게 역전골까지 내줬다. 후반 18분 베이커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긴 했으나 주앙 페드루에게 멀티골을 얻어 맞으며 무릎 꿇고 말았다.
그럼에도 배준호는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그는 90분 동안 패스 성공률 89%(17/19), 드리블 성공률 50%, 리커버리 2회, 블록 1회, 지상 볼 경합 승률 50% 등을 기록했다.
스토크 센티넬은 배준호에게 평점 7점을 줬다. 후버르, 뷔르허르와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높은 점수였다. 매체는 "몇몇 러블리한 움직임으로 도전을 피해냈다. 또한 중요한 위치에서 패스 한두 개를 찔러넣는 뛰어난 시야를 자랑했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한편 배준호는 슈티븐 슈마허 감독 체제에서도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다. 그를 영입했던 알렉스 닐 감독은 경질됐지만, 입지에는 큰 변화가 없다. 스토크 센티넬도 "조던 톰슨이나 벤 피어슨을 벤치에 앉힌다면, 뷔르허르와 베이커, 배준호를 통해 전방으로 밀고 나갈 수도 있다"라며 배준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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