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한국시간 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40분 이재성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흘러나온 공을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만든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이로써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와 평가전을 시작으로 A매치 6연승이다. 또 7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었다.
이날 경기는 오는 13일 카타르에서 막을 올리는 2023 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갖는 마지막 실전 모의고사였다. 이라크는 본선에서 16강 대진 가능성이 있는 팀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유럽파 핵심 자원을 대거 벤치에 앉혔다. 오현규(셀틱)가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맡고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이재성(마인츠)이 좌우 공격수로 나섰다.
황인범(즈베즈다)과 홍현석(헨트)이 중원에서 공격 전개에 나섰고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박용우(알 아인)가 배치됐다. 수비는 이기제(수원), 김영권,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가 포백을 구성했고 김승규(알 샤밥)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한국은 경기 초반 이브라힘 바예시, 아미르 알아마리 등 이라크 미드필드진에게 몇 차례 위험한 득점 기회를 내줬다. 전반 2분 정승현과의 경합을 이겨낸 바예시의 단독 찬스를 김승규가 잘 막았다. 전반 14분에는 프리킥 상황에서는 사드 나티크의 오른발 슈팅으로 다행히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은 전반 중반부터 경기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전반 19분 정우영이 설영우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지만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뒤이은 오현규의 오른발 논스톱 슈팅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전반 29분 오현규의 골은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무산됐다.
답답한 흐름에서 이재성이 침묵을 깼다. 전반 40분 페널티박스 오른쪽 모서리 부근에서 왼발슛을 연결해 이라크의 골네트를 갈랐다. 통쾌한 한 방이었다.
전반은 1-0으로 앞서며 마쳤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들어 아시안컵 본선에서 가동할 사실상의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다.
오현규, 정우영, 정승현, 이재성, 홍현석을 빼고 조규성(미트윌란), 황희찬, 김민재, 손흥민, 이강인을 투입했다.
후반 2분 만에 조규성의 오른발 강력한 슈팅이 수비수 몸에 맞은데 이어 골키퍼에 걸려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한국의 초호화 공격라인에 이라크는 자연스레 전체적인 라인을 수비적으로 내렸다. 한국의 볼 점유율이 높아졌다.
후반 20분 이강인의 키패스를 손흥민이 이어받아 박스 안으로 전진했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고 골키퍼의 손에 걸려 넘어졌다. 하지만 주심은 박스 밖에서 이를 본 뒤, 걸리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넘어진 뒤 판정에 대해 황당해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더 황당한 판정은 후반 42분 이강인이 상대 진영 터치라인에서 상대 수비에게 반칙을 범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상대 수비가 이강인을 밀치며 충돌했다. 이강인은 이에 맞서 격하게 반응했고 그러다 상대가 이강인에게 박치기를 하고 얼굴에 펀치를 가했다.
이강인이 크게 반응한 게 없었지만, 주심은 오히려 이강인에게 경고를 꺼내 들며 주변을 모두 황당하게 만들었다. 이강인이 빠지면서 후반 막판에는 한국이 수적 열세 속에서 경기를 운영해야 했다.
선수단은 아부다비에서 담금질을 이어가다 오는 10일 결전지인 카타르 도하로 이동한다.
E조에 속한 한국은 15일 바레인과 1차전을 시작으로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를 차례로 상대한다.
한국은 1956년 초대 대회,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한 이후 아시안컵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