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와 감독이 모두 추천한다.
뮌헨의 이적시장에 정통한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5일(이하 한국시간) SNS를 통해서 “에릭 다이어의 뮌헨 이적이 구두합의 됐다”면서 “계약기간은 최소 2025년까지로,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72억) 이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과 다이어는 직접 대화도 나눴다. 뮌헨은 다이어를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적 그린라이트가 켜졌다. 토트넘도 준비돼 있다. 뮌헨의 최종 결정만 남았다”고 말했다.
다이어는 2023-2024시즌이 끝나면 토트넘과 계약이 종료된다. 토트넘은 이번 1월 이적 시장에서 다이어를 팔고 새로운 센터백을 영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에 다이어의 행보가 주목을 받았다. 29세의 다이어는 2014년 토트넘에 입단해 364경기에 나서 13골 12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숱한 비난에 시달렸다. 수비력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토트넘에서 ‘자동문’으로 통할 만큼 기대 이하의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가 갈 곳이 궁금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다이어를 향한 비난은 지난해 말 극에 달했다.
2023년 11월 치러진 올시즌 울버햄튼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경기(1-2 패)에 나선 다이어는 패배 원흉으로 지목됐다. 해당 경기에서 토트넘의 출발은 좋았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브레넌 존슨의 데뷔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페드로 포로가 올려준 크로스를 정확하게 마무리하는 깔끔한 득점이었다.
토트넘은 이후로 울버햄튼의 공세에 밀리긴 했지만, 어떻게든 버텼다. 하지만 후반 막판 연속골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후반 45분 파블로 사라비아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후반 추가시간 7분엔 마리오 르미나에게 극장 역전골을 얻어맞으며 무릎 꿇고 말았다.
부상과 징계로 빠진 선수들의 공백이 너무나 뼈아팠다. 제임스 매디슨이 빠진 미드필더에선 날카로운 패스를 뿌려줄 선수가 없었고, 주전 4명 중 3명이 바뀐 포백은 단단하지 못했다. 미키 반 더 벤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지는 퇴장 징계로 나서지 못했다.
다이어의 연이은 부진에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결국 아예 벤 데이비스와 에메르송 로얄 등 풀백 등을 중앙 수비수로 더 선호하는 상황이 됐다. 결국 아예 설 자리를 잃어버리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눈 밖에 나게 됐다.
다이어는 직전 첼시전에서 교체 출전해 나름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곧바로 아쉬운 위치 선정으로 실점 빌미를 제공하며 밑천을 드러냈다. 그런 다이어가 뮌헨과 연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여름 이적 시장에서 다이어는 뮌헨과 도르트문트에 역제안을 넣기도 했다.
여름 이적 시장이 끝나고 잠잠하다가 지난해 11월부터 다이어의 ‘충격’ 뮌헨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시 '풋볼 인사이더'는 "뮌헨은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이어를 영입하려고 한다"라고 보도했다. 다이어는 프로 선수 초반 미드필더로 뛴 경험이 있다.
그러면서 매체는 "뮌헨은 다이어를 비교적 저렴한 이적료에 영입할 수 있다. 영입 리스트에 올린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뮌헨에 센터백 영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마티아스 더 리흐트 3명으로 올 시즌을 버티고 있다. 한 명이라도 부상당하면 나머지 센터백들이 ‘혹사’ 부담을 떠안는다.
여기에 앞서 지난달 '풋볼 365'도 "다이어는 1월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을 떠나고자 하는데 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새로운 센터백 영입에 나서게 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반 더 벤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다이어를 기용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연속된 선발 출전에도 불구하고 다이어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다이어는 계약이 만료되는 2024년 여름 전 팀과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플레텐버그 기자의 보도와 함께 영국 '풋볼 인사이더'도 "인기 없는 토트넘 스타 다이어는 전 동료이자 토트넘의 전설 해리 케인과 재회할 수 있다"라면서 "다이어는 케인이 지지하는 뮌헨 입단에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이 새로운 수비수를 영입하게 되면 이 이적도 성사될 것"라고 말했다.
한편 뮌헨은 리그 전반기 15경기에서 승점 38점(12승 2무 1패)을 획득, 49득점 15실점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승점 42점의 바이어 04 레버쿠젠과 4점 차로 2위 자리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서 스쿼드 댑스를 위한 첫 걸음으로 다이어를 택한 것이다.
다이어 영입에 대다수 뮌헨 팬들은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해리 케인과 김민재를 영입하면서 야심차게 시작한 뮌헨이지만 리그에서도 레버쿠젠의 질주에 막히면서 2위에 머무르고 있다. 여러모로 스쿼드의 뎁스가 문제로 지적받는 상황.
특히 문제로 지적받는 것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 이 자리를 채워야 하나 여름 이적 시장서 워낙 많은 돈을 사용했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이어로 대체하려고 한다는 지적이다. 자연스럽게 뮌헨 팬들은 구단의 행보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다이어는 실제로도 토트넘서도 벤치로 밀렸을 뿐만 아니라 나와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경기가 드물다. 한 팬은 "다이어는 절대 뮌헨 같은 클럽에 어울리는 선수가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다른 팬은 "진지하게 유럽 무대 제패를 노리는 팀에서 다이어를 노리는 것은 해고 사유이다"라고 분노했다.
단 이런 주장에도 뮌헨은 여전히 강하게 다이어를 원하고 있다. 이를 주도하는 것은 토머스 투헬 감독과 케인. 먼저 토트넘 시절 다이어와 함께 뛰었던 케인은 자신의 절친을 뮌헨 구단에게 꾸준하게 추천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투헬도 힘을 보탰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의 기자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투헬은 다이어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다이어가 뮌헨에 오면 어떻게 기용할지를 이야기했다"라면서 "그는 다이어에게 센터백과 미드필더로 활용한다고 약속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투헬 감독은 다이어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시즌 내내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그는 다이어가 뮌헨 전력 보강의 해답이라고 생각하는 상황. 로마노는 "투헬 감독은 다이어가 오면 뮌헨서 즉각 주전으로 나설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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