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가 대표팀의 공격수 티모 베르너(27, 라이프치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절하고 토트넘에 합류했다.
독일 축구 소식통인 마크 플라텐버그는 지난 6일(한국시간) "토트넘은 RB 라이프치히에서 티모 베르너 영입 협상에 돌입했다"라면서 "구매 옵션이 포함된 6개월 임대다. 아직 정확한 옵션의 내용이나 세부 사항은 협상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이날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FA컵 3라운드(64강) 번리와 경기에서 페드로 포로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단 승리하긴 했으나 손흥민의 부재가 느껴졌다.
손흥민은 13일 카타르에서 막을 올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023 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위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지난 3일 합류했다. 이날 주장 완장은 중앙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찼다.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모두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먼저 공격의 포문을 연 팀은 번리였다. 전반 3분 테일러의 크로스를 자로우리가 박스 밖에서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골과 연이 닿지 않았다. 연이은 번리의 공격이 나왔다. 전반 7분 오도베르가 포스터의 패스를 받아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이는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이 본격적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존슨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그는 전반 10분 박스 왼쪽에서 수비 한 명을 개인기로 제친 뒤 오른발로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마지막 골키퍼를 뚫지 못했다. 전반 14분 이번엔 히샬리송이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다. 기가 막힌 침투패스를 받은 히샬리송은 박스 안 왼쪽에서 골대를 보고 공을 날렸지만 정확도가 부족했다. 힘없이 공은 골키퍼 품으로 향했다.
토트넘이 후반전 공격을 먼저 시도했다. 후반 5분 히샬리송의 발끝에서 시작된 공격 찬스에서 쿨루셉스키가 최종적으로 마무리지었다. 박스 바깥에서 왼발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득점은 탄생하지 않았다. 토트넘은 공격을 퍼붓고도 좀처럼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골결정적 부재 때문이다.
토트넘이 드디어 골을 넣었다. 후반 33분 전방 압박으로 공을 빼앗은 포로는 하프 스페이스 오른쪽 부근에서 마음먹고 중거리포를 날렸다. 이는 번리의 골망을 시원하게 흔들었다. 후반 40분 토트넘은 쐐기골을 노렸다. 박스 안에서 힐의 패스를 건네받은 세세뇽이 팀의 2번째 골은 노렸지만 골키퍼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토트넘이 승전고를 울렸지만, 숱한 기회 속 한 골만 넣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을 법하다. 축구 통계 업체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이날 토트넘은 슈팅 16개를 시도했다. 이중 7개가 유효 슈팅으로 연결됐다. 그러나 단 한 골 나왔다. 골결정력만 높았다면 1골보다 더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플레이메이커이자 피니셔로 팀의 절대적인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다. 리그 경기서 12골 5도움이라는 스탯이 말해주듯이 손흥민이 없으면 토트넘은 공격을 전혀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일 손흥민은 아시안컵 차출을 떠나기 전 “다른 선수들이 골을 넣을 수 있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그에 앞서 그들은 내 가족이자 팀 동료다. 그렇기에 많은 골을 기록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 케인이 부상으로 인해 몇 경기 결장했을 때 내가 더 나서야겠다고 느꼈다. 우리 선수들도 그런 느낌을 받길 바란다. 그렇다면 사람으로서, 또 선수로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토트넘 입장에서 기존 선수들도 기존 선수들이지만 추가 영입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번리전에서도 토트넘은 공격수 보강 역시 필수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실제로 번리전서 교체 카드 공격수로 투입한 것이 아직 성인 무대에서 경쟁력이 없다는 제이미 돈리였다. 단 수비수 보강이 절실한 만큼 공격수에 많은 돈을 투자하긴 힘든 상황.
그러나 손흥민이 한달 가까이 부재하는 만큼 공격수 보강은 필수다. 손흥민이 복귀해도 다양한 전술적으로 활양할 수 있는 옵션도 필요한 상황. 이 과정에서 노력하던 토트넘이 나쁘지 않은 영입을 성공시켰다. 바로 과거 첼시서 뛰어 한국 축구 팬들에게 익숙한 베르너.
과거 라이프치히에서 주목 받던 유망주인 베르너는 첼시에 입단해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도 차지했다. 하지만 부진으로 인해 기존 공격수에 밀리면서 라이프치히에 재입단했지만 거기서도 로이스 오펜다 등 신예 등에 밀린 상태다.
독일 국가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이기도 했던 베르너지만 클럽서 부진이 길어지면서 최근 발탁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여러모로 베르너 입장에서는 부진 탈출을 위한 이적이 절실했던 상황이라 토트넘과 서로의 니즈가 잘 맞았다.
플라텐버그는 "토트넘의 베르너 임대딜이 성사 직전이다. 토트넘과 라이프치히는 마지막 협상에 나서고 있다. 관건은 구매 옵션 관련이다"라면서 "정확한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베르너는 조만간 라이프치히를 떠나 런던으로 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르너는 토트넘 뿐만 아니라 공격진 보강이 급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서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선수 본인이 맨유 대신 토트넘을 택했다. 이유도 간단했다. 바로 맨유와 토트넘의 사령탑과 축구 스타일을 비교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 월드'의 기자 라만 오스만은 "맨유도 사실 시즌 내내 분데스리가 2경기만 출전한 베르너에게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선수 본인이 토트넘행을 원했다"라면서 "베르너는 맨유의 텐 하흐 감독이 아니라 토트넘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한테 지도를 받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여러모로 베르너는 과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셀틱 시절에 지휘했던 후루하시 쿄코를 떠올리게 한다. 직접 대화를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토트넘에서 뛰기를 결정한 베르너가 과연 어떠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so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