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진 거 아니냐".
타지기스탄의 페타르 세그르트 감독은 6일(한국시간)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홍콩에 진 것이 믿기지 않는다"라면서 "진짜 고의 패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결과를 믿지 않고 진지하게 대처하겠다"라고 경계했다.
중국은 지난 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비공개 무관중 평가전에서 홍콩에게 1-2로 졌다. FIFA랭킹 79위인 중국이 150위 홍콩에게 패하며 망신을 당했다.
중국은 전반 9분 탄룽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후반 6분 킷치 SC 소속 푼푸이힌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돌발상황도 많았다. 후반 11분엔 미드필더 왕상위안이 심판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해서 퇴장을 당해 위기를 자초했다.
중국은 후반 15분 푼푸이힌에게 멀티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화가 난 중국은 후반 19분 대표팀 코치, 후반 27분 수비수 우샤오총까지 줄줄이 퇴장당하며 자멸했다.
아시안컵에서 중국은 개최국 카타르를 비롯해 타지키스탄, 레바논과 함께 A조에 속했다. 중국은 지난달 19일 일찌감치 26인 명단을 확정 짓고 아시안컵에 올인하고 있다. 아시안컵 개막 전까지 평가전도 세 경기나 잡았다.
단 첫 평가전서 UAE 2부 클럽에 5-1로 승리한 이후 오만 상대로 0-2 패, 홍콩 상대로 1-2 패다. 2부 클럽팀 상대로 승리한 것을 빼고 국가 대표팀 상대로는 전패다. 중국언론조차도 “중국축구는 뭘 해도 안된다”며 자국대표팀을 조롱하고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후닷컴’은 “정말 창피하다! 중국축구가 무려 38년 만에 3류도 아닌 4류 홍콩에게 패했다. 중국의 홍콩전 마지막 패배는 무려 1985년 5월 19일이었다”고 분노했다.
이어 이 매체는 “중국축구가 아시안컵 출전을 앞두고 새해 첫 경기를 한 상황이었다. 38년전 홍콩이 중국을 이기고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진출한 519사태가 재현됐다. 이후 중국은 역대 홍콩과 상대전적에서 10승6무를 기록 중이었다”고 한탄했다.
단 홍콩이 강한 것은 아니였다. 홍콩은 지난 5일 있었던 타지키스탄과 연습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홍콩전 결과만 보면 타지키스탄이 중국 상대로 승리한 것이다. 전력 분석에서는 조 최약체로 평가받는 타지기스탄은 이 결과에 대해 다소 의아하다는 눈치다.
세구르트 감독은 중국 '즈보 닷컴'의 기자 마 덕싱과 인터뷰서 "솔직히 의심스럽다. 일부러 중국이 그런 것 같다. 어떻게 홍콩한테 1-2로 진거냐"라면서 "비공개로 진행된 경기인 만큼 중국이 일부러 그랬을 수도 있다고 본다. 난 중국과 홍콩과 경기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겠다"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중국이 약한 홍콩에 1-2로 졌다는 것 자체가 위장 전술이라고 의심하는 것. 이런 상대 감독의 평가에 중국 팬들도 쓴웃음을 참지 못했다. 한 팬은 "저게 진심이라면 타지키스탄 감독은 코미디언이다"라거나 "우리는 대체 몇 년 동안 위장 전술을 보이는 것이냐"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세구루트 감독의 경계도 이유가 있다. 중국과 타지키스탄은 오는 13일 조별리그 1차전 경기를 가진다. 이 경기가 중요하기에 세구르트 감독 입장에서는 중국이 기만을 위한 위장 전술을 펼쳤다고 경계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