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에서 버린 카드' 에릭 다이어(29)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이 힘을 받고 있다. 토트넘이 새로운 센터백 영입을 마무리 지으면 그의 이적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적 시장에서도 '백업'으로 자리하고 있는 다이어다.
뮌헨의 이적시장에 정통한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5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다이어의 뮌헨 이적이 구두합의 됐다”면서 “계약기간은 최소 2025년까지로,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72억)”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과 다이어가 직접 대화도 나눴다. 뮌헨은 다이어를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적 그린라이트가 켜졌다. 토트넘도 준비돼 있다. 뮌헨의 최종 결정만 남았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도 "다이어가 뮌헨 이적에 원칙적인 구두 합의를 마쳤다. 인기 없는 토트넘 스타(다이어)는 전 동료이자 토트넘의 전설 해리 케인과 뮌헨에서 재회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토트넘이 새로운 수비수를 영입하게 되면 다이어의 이적도 덩달아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풋볼 인사이더’가 말하는 ‘새로운 수비수’는 장신 수비수 라구 드라구신(21, 제노아)으로 보여진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로 기자는 지난 2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토트넘은 드라구신과 개인 조건 합의를 마쳤다. 제노아와 이적료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며 접촉을 마무리 짓고 있는 단계"라고 알렸다.
앞서 지난 달 31일 니콜로 스키라 기자도 "드라구신의 토트넘 이적이 임박했다. 5년 계약에 이미 동의했다"면서 "토트넘은 이적료로 2500만 유로(약 360억 원)를 제안했고, 제노아는 3000만 유로(430억 원)를 원했다"라고 전했다. 이적료 차액 500만 유로를 두고 두 구단이 마지막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드라구신은 과거 유벤투스 유스팀에 몸담고 있다가 2020년 1군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2021~2022년 이탈리아 삼프도리아와 살레르니타나에서 임대 생활을 한 뒤 제노아에서도 잠시 임대로 뛰다가 2023년 1월 완전 이적했다.
키 191cm에 달하는 그는 리버풀의 버질 반 다이크를 롤모델로 삼고 있으며 뛰어난 위치 선정이 강점으로 꼽히는 센터백이다. 드라구신은 올 시즌 세리에A 18경기에 빠짐없이 출전했다. 부상도 없는 건강한 몸이란 것이다.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원래 토트넘은 FC 바르셀로나 출신 OGC 니스의 수비수 장-클레르 토디보를 원했다. 토디보는 190cm의 큰 신장과 더불어 빠른 발을 가진 수비수로 후방 커버, 공격수 일대일 마크가 가능한 자원이다.
그러나 토디보 영입은 현실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전문 매체 '겟 풋볼'은 최근 로마노의 말을 인용해 "토트넘의 토디보 영입은 사실상 물거품 됐다. 협상 난항을 겼었기 때문"이라고 알렸다.
토디보는 2023-2024시즌 리그 17경기 중 14경기에 출전하며 리그1 2위를 달리고 있는 니스의 핵심 수비수다. 니스가 토디보를 쉽게 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것이다.
다이어는 2023-2024시즌이 끝나면 토트넘과 계약이 종료된다. 29세의 다이어는 2014년 토트넘에 입단해 364경기에 나서 13골 12도움을 기록했다. 그러나 숱한 비난에 시달렸다. 수비력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부터 다이어의 ‘충격’ 뮌헨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시 '풋볼 인사이더'는 "뮌헨은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이어를 영입하려고 한다"라고 보도했다. 다이어는 프로 선수 초반 미드필더로 뛴 경험이 있다.
그러면서 매체는 "뮌헨은 다이어를 비교적 저렴한 이적료에 영입할 수 있다. 영입 리스트에 올린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현재 뮌헨에 센터백 영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중앙 수비수의 경우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마티아스 더 리흐트 3명으로 올 시즌을 버티고 있다. 한 명이라도 부상당하면 나머지 센터백들이 ‘혹사’ 부담을 떠안는다.
지난해 김민재가 그 부담을 모두 짊어진 바 있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냐면 독일 매체 ‘스포르트1’가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가 3명만으로 구성된 얇은 스쿼드를 가진 뮌헨에서 꾸준히 출전하는 유일한 선수다. 이런 상황(엄청난 체력 소비)이 얼마나 지속될까?”라고 물음표를 달며 "(올여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뮌헨으로 올 때) ‘안녕하세요. 민재입니다’라고 소개했지만 지금은 ‘안녕하세요. 저는 괜찮아요’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토트넘의 드라구신 영입이 확정되면 다이어의 뮌헨 이적 작업 마무리에 속도가 날 것으로 점쳐진다. 김민재에게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이번 다이어의 이적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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