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성적이 좋아야 모든 것이 이뤄진다."
FC 서울은 3일 오전 10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김기동(52)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기동 감독은 지난달 14일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서울의 제15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3일 기자회견에 나선 김기동 감독은 FC 서울의 변화를 예고했다.
김 감독은 "서울과 만날 때 많은 고민을 했다.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5년간 포항에서 부족하다면 부족하지만 많은 경력을 냈다"라고 입을 열었다.
김기동 감독은 "FA컵을 우승하고 변화를 줘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FC 서울 이야기가 나왔다. 더 많은 고민을 했다. '김기동은 포항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신경 쓰지 않았지만, 절 평가할 때 그렇게 평가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이 손을 내밀어줬고 새 도전을 서울에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포항을 떠나 새 도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새 도전에 있어 부담보다 설렘이 컸다.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컸기에 서울에 오게 됐다. 서울이 찬란한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자신도 있다. 팬분들에게 올 한해 기쁨을 주며 보내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포항에서도 할 수 있었겠지만, 많은 분들이 '김기동은 포항에 적합한 지도자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신 모양이다. 거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팀에서도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서울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기에 이런 선택을 내렸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은 2020시즌부터 내리 하위 스플릿에서 시즌을 마쳤다. 2023시즌 총 관중 430,029명으로 K리그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첫 40만 관중을 돌파하는 쾌거를 달성했지만, 2023년 역시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기동 감독은 "가장 바꿔야 할 문제는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간 성적을 내지 못했기에 외부에서 봤을 때도 아쉬웠다. 서울이 성적이 좋아야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상위권에 머물 수 있도록, 팬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성적을 끌어올리겠다 말했다.
김 감독은 "서울과 경기할 때 늘 부담스러웠던 부분은 기술적인 선수가 많았고 능력 있는 선수가 많았다는 점이다. 황의조, 황인범, 윌리안, 기성용, 조영욱 등이 있었다. 이런 선수들 때문에 경기에 있어 부담스러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제가 느꼈을 때 다소 부족했던 부분은 조직력이다. 기술적인 선수가 많으면 팀엔 도움이 되지만, 승리와 우승을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빨리 팀웍으로 조합을 만들어내고자 한다"라고 짚었다.
이어 "주위에서는 그동안 성적을 못 냈기에 '6위만 올라가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것보다 더 높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목표로 준비한다. 그래야 선수들의 가치도 올라가며 더 좋은 팀이 된다"라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먼저 선수단 분위기를 바꾸겠다 말했다. 그는 "포항이라는 팀은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며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아직 생활해 보진 못했지만, 서울은 조금 더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선수들이 친밀한 관계를 지속하지 못한다는 주변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부분을 먼저 터치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수들에게 수직적인 관계보다 수평적인, 감독이 아닌 축구 선배로 다가가 고충도 들어주고 이렇게 지내다 보면 서로 믿음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기동 감독은 '서울다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자신이 없었다면 여기 안 왔을 것이다. 두려웠고 부담이 됐다면 서울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감 있어 왔다. '서울다움'이란 K리그 모든 부분을 주도해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 책임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성적이 좋아야 모든 것이 이뤄진다. 성적이 좋아야 '서울다움'이 나온다. 성적을 신경 쓰며 정진하겠다"라며 다시 성적 향상을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체력적인 부분, 정신적인 부분 모든 것들은 프로 선수의 기본이다.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라며 "새로 왔으니 팀 조합에 대해 고민하고 선수들에 대해 방향성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직 훈련에 중점 두려 한다"라고 동계 전지훈련 계획도 전했다.
한편 거취에 관심이 모였던 기성용은 김기동 감독의 계획에 포함됐다. 김 감독은 "(기성용이) 외국에 갔다 와서 얼마 안 돼 전화 통화를 오래 했다. 빨리 계약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라며 기성용과 계약에 관해 직접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