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리그 최고의 공격수 후루하시 쿄고(29, 셀틱)가 대표팀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주민규(34, 울산)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일본축구협회(JFA)는 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에 나설 26명의 대표팀 최종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대회 5번째 우승을 노리는 일본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D조에 편성, 이라크,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경쟁한다.
오는 12일 대회 개막을 앞두고 일본은 친선전을 2경기를 계획했다. 1일 홈에서 태국을 5-0으로 물리친 일본은 이제 카타르로 넘어가 도하에서 요르단을 상대로 마지막 평가에 나선다.
태국을 5-0으로 완벽히 제압한 일본은 경기 종료 후 아시안컵 최종명단 26명을 공식 발표했다. 발목 부상으로 대회 초반 참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미토마 가오루(27, 브라이튼)가 이름을 올렸다. 반면 셀틱의 주전 공격수 후루하시 쿄고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셀틱은 지난 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을 포함해 FA컵, 리그컵까지 자국 3관왕을 달성했다. 후루하시는 지난 시즌 셀틱 성공의 중심에 있었다.
일본의 기후와 빗셀 고베를 거친 후루하시는 2021년 셀틱에 입성했다. 첫 시즌 리그와 리그컵 2관왕, 두 번째 시즌 3관왕을 달성하며 셀틱을 다시 스코틀랜드 최고의 팀으로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후루하시는 첫 시즌 리그 12골을 기록했다. 두 번째 시즌엔 27골로 리그 득점왕과 더불어 시즌 베스트 일레븐 등 개인상을 휩쓸었다.
소속팀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표팀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도 따라가지 못했다. 셀틱에서 교고와 함께 활약하는 공격수 마에다 다이젠이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뛴 것과 비교된다.
후루하시는 지난 6월 엘살바도르와 맞붙은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A매치 4호 골을 넣는 등 셀틱에서의 활약을 대표팀에서도 보여줬다. 그러나 모리야스 일본 감독은 다시 후루하시를 외면했다.
후루하시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또 다른 셀틱 소속 미드필더 마에다와 하다테 레오는 문제 없이 '모리야스호'에 승선했기 때문이다.
소속팀에서 주로 후루하시와 교체로 투입돼 비교적 짧은 시간을 소화하고 있는 오현규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이번 시즌 셀틱에서 5골을 기록 중인 오현규는 조규성, 손흥민 등과 함께 공격에서 합을 맞춰 아시안컵 무대를 누빌 수 있지만, 후루하시는 불가능하다.
주민규의 사례가 생각나는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클린스만호' 명단발표식을 진행, 아시안컵에 나설 최종명단을 발표했는데 이번에도 주민규의 이름은 없었다.
그간 클린스만호에서 후반전 교체로 출전하며 쏠쏠한 활약을 선보였던 황의조는 성관계를 불법으로 촬영 혐의로 국가대표 발탁이 불가능해졌다.
황의조 발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새로운 공격수 선발은 없었다. 하나원큐 K리그1 2023 36경기에 출전해 17골 2도움을 기록, 득점왕에 오른 주민규(33, 울산)는 이번에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대회는 26명의 선수가 나서기 때문에 충분히 부족한 포지션을 메울 선수들이 포함돼 있다. 오현규는 충분히 9번을 소화할 수 있고 조규성도 그렇다. 손흥민은 가짜 9번으로 기용할 수 있다"라며 문제 없다고 확언했다.
후루하시의 경우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의 머릿속 경쟁에서 밀린 모양이다. 후루하시는 이번 시즌 리그 21경기에 출전해 8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후루하시 대신 모리야스 감독의 선택을 받은 우에다 아야세는 리그 13경기를 전부 교체로 출전해 단 1골만을 기록하고 있다.
후루하시의 대표팀 낙마에 일부 일본 팬들은 의문을 드러냈다. 한 팬은 "왜 후루하시가 아닌 우에다인가. 선수 기량을 우선시 했다면 후루하시가 맞다"라며 후루하시를 외면한 것에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해당 팬은 "리그 수준의 차이는 있지만, 후루하시도 큰 무대에서 골로 결과를 남기고 있다. 지금의 우에다는 선택할 가치가 없다"라며 강하게 주장했다.
또 다른 팬은 "모리야스 감독은 셀틱으로부터 세 선수 중 두 명만 아시안컵 출전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 후루하시를 무시할 수 없다"라고 추측했다. /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