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캡틴' 위고 요리스(38)가 9년간 함께했던 '현 캡틴'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토트넘은 지난달 3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0라운드에서 AFC 본머스를 3-1로 꺾었다. 전후반 포함 추가시간 20분이 넘는 수중 혈투의 승자는 홈팀 토트넘이 됐다.
이로써 토트넘은 12승 3무 5패, 승점 39점이 되면서 5위 자리를 지켰다. 4위 아스날(승점 40)과 격차는 단 1점이다. 반면 7경기 무패 행진(6승 1무)이 끊긴 본머스는 7승 4무 8패, 승점 25점으로 12위가 됐다.
치열한 승부였지만, 결정력에서 우위를 점한 토트넘이 승점 3점을 거머쥐었다. 본머스는 도미닉 솔랑케를 중심으로 슈팅 24개를 퍼붓고도 후반 추가시간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반면 토트넘은 파페 사르의 선제골과 후반 손흥민의 추가골, 히샬리송의 쐐기골을 묶어 3번이나 본머스 골망을 흔들었다.
하프타임엔 특별한 행사도 진행됐다. 바로 토트넘 전설 요리스와 작별식. 그는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토트넘에서 자리를 잃었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택했다.
요리스는 지난 2012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10년 넘게 토트넘 골문을 책임졌다.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찬 그는 놀라운 반사 신경과 뛰어난 선방 능력으로 사랑받았고, 2015-2016시즌부터는 주장 완장까지 찼다. 토트넘에서 출전한 경기만 12시즌간 447경기에 달한다.
이제 요리스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앤젤레스 FC에서 남은 말년을 보낼 예정이다. 그는 이날 하프타임을 이용해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토트넘의 또 다른 전설 레들리 킹이 요리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요리스는 "시간이 너무 빨리 흘렀다고 말하는 게 당연하다. 나는 좋은 순간과 나쁜 순간, 모든 순간을 즐겼다"라며 "우리는 많은 감정을 겪었고, 이 기억들은 대대로 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큰 감사를 표한다. 이제는 작별할 시간이 됐지만, 이는 한 선수로서 작별이지 한 사람으로서 작별은 아니다. 나는 앞으로 평생 토트넘 팬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트넘 공식 소셜 미디어도 요리스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토트넘 팬들에게 보내는 개인적인 메시지다. 여러분들이 보내준 응원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여기 온 첫날부터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 수 년간 여러분의 주장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요리스는 "그리고 이젠 마지막 챕터인 것 같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언제나 내 삶 동안 내 가슴 속에 있을 것이고, 토트넘은 나와 내 가족들에게 특별한 곳으로 남을 것이다. 가족들을 대표해서도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요리스는 "우리가 함께 나누었던 모든 추억들, 함께 공유했던 모든 감정들. 앞으로 몇 십년 동안에도 여러분들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빈다. 왜냐면 여러분들은 그럴 자격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덕담을 건넸다.
손흥민도 요리스와 인사를 나눴다. 토트넘은 "Captain. Capitaine(프랑스어로 주장이라는 뜻)"이라며 두 선수가 포옹하는 사진을 게시했다. 8시즌간 토트넘 주장으로 활약했던 요리스와 함께했던 한 시대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이제 토트넘은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선발 멤버 11명 중 10명이 사라지게 됐다. 요리스까지 떠나면서 당시 선발로 나선 선수 중 토트넘에 남은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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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