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2024년 기념 축포를 터트린 데 이어 직접 신년 인사까지 건넸다.
토트넘은 3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0라운드에서 AFC 본머스를 3-1로 꺾었다. 전후반 포함 추가시간 20분이 넘는 수중 혈투의 승자는 홈팀 토트넘이 됐다.
이로써 토트넘은 12승 3무 5패, 승점 39점이 되면서 5위 자리를 지켰다. 4위 아스날(승점 40)과 격차는 단 1점이다. 반면 7경기 무패 행진(6승 1무)이 끊긴 본머스는 7승 4무 8패, 승점 25점으로 12위가 됐다.
쉽지 않은 승리였다. 토트넘은 전반 9분 사르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전반 32분 사르가 갑작스런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토트넘은 불안한 수비로 계속해서 위기를 맞았지만, 우도기의 빠른 커버와 본머스의 부정확한 마무리 덕분에 실점하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3분엔 솔랑케의 슈팅이 데이비스 태클에 맞고 튀어오르며 크로스바를 때리는 행운까지 따랐다.
본머스는 후반에도 거세게 몰아쳤지만, 좀처럼 토트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토트넘도 더 달아나지 못했다. 후반 7분 손흥민이 역습 상황에서 히샬리송에게 완벽한 공간 패스를 건넸지만, 히샬리송이 황당한 슈팅으로 일대일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살얼음 같은 한 골 차 리드 상황. 손흥민이 해결사로 등장했다. 후반 26분 로 셀소가 왼쪽 빈 공간으로 정확한 왼발 패스를 배달했다. 공을 잡은 손흥민은 그대로 질주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리그 12호 골이자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였다. 그는 지난 에버튼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렸고, 브라이튼전에서도 알레호 벨리스의 골을 도왔다. 손흥민은 이번 득점으로 솔랑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12골 동률을 이루면서 PL 득점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4골을 기록 중인 1위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과는 2골 차다.
흐름을 탄 토트넘은 후반 35분 히샬리송의 추가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35분 존슨이 우측을 돌파한 뒤 골문 앞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붙였다. 이를 뛰어들던 히샬리송이 오른발만 갖다 대면서 골망을 흔드는 데 성공했다. 토트넘은 후반 39분 알렉스 스콧에게 한 골 허용하긴 했지만, 더 이상 실점하지 않으며 2023년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한국 팬들에게는 새해 축포를, 토트넘 현지 팬들에겐 2023년 마지막 날 결승포를 선물한 손흥민이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팬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했다.
손흥민은 9년 동안 함께했던 위고 요리스와 찍은 사진을 비롯해 경기 사진을 올리며 "2023년 마지막 경기를 여러분 덕분에 행복하게 끝냈다. 한국은 2024년이고 영국은 아직 2023년이다. 특별하고 행복한 2023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이어 그는 "올 한해 동안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과 응원 덕분에 행복한 축구를 할 수 있었다. 그 행복한 축구 덕분에 여러분이 잠시나마 행복하고 웃을 수 있었다면, 그게 내 2023년 가장 큰 행복이었다. 2024년에도 이 행복이 나와 여러분 모두 함께할 수 있길 소망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덧붙이며 인사를 마쳤다.
이제 손흥민은 잠시 토트넘 주장 완장을 내려놓고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으로 변신한다. 그는 곧바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1월 2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소집, 아시안컵 막바지 훈련에 돌입한다. 손흥민도 UAE로 날아갈 예정이다. 클린스만호는 6일 오후 10시 아랍에미리트의 뉴욕대 아부다비 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른 뒤 10일 결전지인 카타르에 입성한다.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한국이다.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는 한국이지만, 1956년 초대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에서 우승한 뒤 한 번도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클린스만호는 손흥민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등 '황금 세대'를 앞세워 아시아 제패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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