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기운을 가져간 조동현 감독이 농구영신에서 승리하며 갑진년(甲辰年) 새해 첫 승을 신고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31일 오후 10시 대구체육관에서 개최된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4라운드’에서 홈팀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90-83으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린 6위 현대모비스는 13승 14패가 됐다. 9위 한국가스공사(7승 20패)는 3연패를 당했다.
프로농구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은 ‘농구영신’ 매치로 의미를 더했다. 대구에서 농구영신이 개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체육관에 시즌 처음으로 3533석이 매진돼 창단 첫 만원관중이 입장했다. 농구장에서 새해를 맞는다는 독특한 아이디어에 팬들의 열광했다. 울산에서도 현대모비스 팬들이 다수 원정응원을 와서 열기를 후끈 달궜다.
프로농구 최고 히트상품 '농구영신'
경기를 앞둔 두 감독의 마음도 설렜다. 조동현 감독과 강혁 감독 모두 76년생 용띠다. ‘용의 해’ 갑진년을 맞는 마음이 남다르다. 현역시절 ‘투맨게임 마스터’였던 강혁 감독과 최고의 수비수였던 조동현 감독이 지도자로서 맞대결을 펼쳤다. 강혁 감독은 “농구영신을 맞아 대구에 만원관중이 오셨다. 꼭 승리로 새해를 맞고 싶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가스공사는 김낙현, 벨란겔, 신승민, 이대헌, 앤드류 니콜슨이 선발로 나왔다. 현대모비스는 박무빈, 김국찬, 최진수, 장재석, 케베 알루마로 맞섰다. 최진수의 점프슛과 알루마의 덩크슛이 터진 현대모비스가 13-9로 기선을 잡았다.
돌발상황이 터졌다. 1쿼터 후반 이대헌이 장재석에게 안면을 맞고 쓰러졌다. 김동량이 대신 투입됐다. 1쿼터 후반에는 김낙현이 김국찬에게 맞았다. 다행히 경기에 지장은 없었다. 현대모비스가 27-23으로 1쿼터를 앞섰다.
현대모비스는 선수층이 깊어졌다. 2쿼터 게이지 프림과 함지훈, 이우석, 김지완이 교대로 들어가 에너지를 발산했다. 새 아시아쿼터선수 미구엘 안드레 옥존까지 첫 선을 보였다. 프림이 2쿼터에만 16점을 폭격했다. 현대모비스가 전반전까지 56-45로 달아났다.
니콜슨 혼자 '37점 원맨쇼'
무너지는 한국가스공사를 니콜슨이 혼자 살렸다. 니콜슨은 한국가스공사의 전반전 45점 중 40%인 18점을 혼자서 책임졌다. 후반에도 니콜슨은 선전했지만 한국가스공사 국내선수들이 뒤를 받쳐주지 못했다. 니콜슨은 3쿼터 초반 이미 26점을 돌파했다. 김낙현의 3점슛이 성공됐다. 니콜슨이 28점째 올리는 점프슛을 넣었다. 신승민까지 속공에 가세했다. 한국가스공사가 3쿼터 후반 69-67로 역전에 성공했다.
4쿼터에도 니콜슨의 활약이 계속됐다. 4쿼터 중반 니콜슨이 자유투 2구를 넣어 1점차 승부가 됐다. 막판 이우석과 함지훈이 연속 득점을 올린 현대모비스가 8점차로 달아났다. 종료 1분 54초를 남기고 차바위의 3점슛이 터져 한국가스공사가 83-88로 추격했다.
2023년을 불과 5분 남긴 상황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 강혁 감독이 작전시간을 요청하자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새해맞이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김희옥 KBL 총재와 한국가스공사 최연혜 구단주 등 귀빈들이 참석해 제야의 종을 쳤다. 4천여 팬들이 농구장에서 새해를 맞았다.
1박 2일 승부의 승자는 현대모비스
새해에 남은 2분의 승부가 계속 진행됐다. 하지만 종료 55초전 김낙현이 부상으로 물러났고 차바위마저 5반칙을 당했다. 5점을 뒤진 한국가스공사는 더 이상 추격하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니콜슨은 혼자 37점을 올리고도 승리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는 24점을 올린 프림을 필두로 10명의 선수가 고르게 득점해 새해 첫 승을 가져갔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