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23, 맨체스터 시티)도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31, 리버풀)도 아니다. 프리미어리그(PL) 전반기 최고의 공격수는 바로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자체적으로 산정한 점수를 기준으로 PL 전반기 베스트 11을 뽑아 공개했다. 매체는 각 포지션별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들로 4-2-3-1 포메이션을 구성했다.
베르나르두 실바(맨시티)-마르틴 외데고르(아스날)-재로드 보웬(웨스트햄)이 2선을 구성했고, 데클란 라이스(아스날)-로드리(맨시티)가 허리를 맡았다. 올렉산드르 진첸코(아스날)-버질 반 다이크(리버풀)-마크 게히(크리스탈 팰리스)-카일 워커(맨시티)가 포백을 꾸렸고, 골키퍼 자리에는 알리송 베케르(리버풀)가 이름을 올렸다.
최전방 공격수 자리는 손흥민의 차지였다. 그는 리그 11골 5도움, 기회 창출 29회, 기대 득점(xG) 7골, 총 슈팅 37회를 기록하면서 옵타 점수 84.2점을 받았다. 손흥민은 14골을 기록 중인 홀란이나 12골을 넣은 살라, 도미닉 솔랑케(본머스) 등 정통 공격수들을 모두 제치고 당당히 PL 최고의 공격수로 인정받았다. 모든 포지션을 통틀어봐도 87.2점을 받은 로드리에 이어 전체 2등에 해당하는 높은 점수다.
옵타는 "손흥민은 해리 케인이 떠나고 위고 요리스가 설 자리를 잃으면서 언제나 많은 책임을 물려받을 예정이었다. 케인 이탈로 줄어드는 득점에 대한 부담을 짊어져야 했고, 요리스 대신 주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는 모든 압박을 인상적으로 받아들였다"라고 언급했다.
공격 포인트도 벌써 16개나 된다. 옵타는 "올 시즌 PL에서 손흥민보다 공격 포인트를 많이 기록한 선수는 살라(19개)와 홀란(18개) 둘뿐이다. 그는 11골 5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에 승점 14점을 안겼다. 올 시즌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7골)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홀란(8골)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의 진가는 공격 포인트뿐만이 아니다. 그는 부지런히 경기장을 뛰어다니며 모든 것을 바쳤다. 손흥민만큼 열심히, 그리고 효과적으로 압박을 펼친 공격수는 아무도 없다.
옵타는 "손흥민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새로운 토트넘에 완벽히 들어맞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의 기량과 전술적 지능은 토트넘이 먼저 압박하는 팀으로 바뀌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라며 "손흥민은 PL 전체를 통틀어 파이널 서드에서 가장 많은 압박 횟수(361회)를 자랑했고, 가장 많은 실수(69회)를 유도했다. 직접 공을 따낸 횟수도 21회로 코너 갤러거(21회)에 이어 2위다. 그는 최전방과 왼쪽 측면에서 모두 활약하며 시즌 전반기를 정말 강력하게 보냈다"라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의 주장이자 최다 득점자로 활약 중이다. 그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요리스에게 주장 완장을 물려받으며 매디슨,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함께 주장단을 꾸렸다. 손흥민은 지난 1882년 토트넘이 창단된 이래로 비유럽 국적으로 주장직을 맡은 최초의 선수가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은 정답이었다. 손흥민은 뛰어난 리더십과 실력으로 토트넘을 이끌고 있다. 그는 지난 4라운드 번리전부터 최전방 공격수로 변신하더니 펄펄 날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번리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9월에만 6골을 쓸어 담으며 PL 이달의 선수상을 차지했다. 개인 통산 4번째이자 약 3년 만의 수상이었다.
손흥민은 이후로도 원톱 역할을 맡으며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해리 케인의 빈자리를 채웠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진한 히샬리송을 대신해 쭉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손흥민도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며 믿음에 보답했다.
최근엔 다시 왼쪽 측면으로 돌아갔다. 손흥민은 히샬리송이 치골 수술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지난 16라운드 뉴캐슬전부터는 왼쪽에 배치되고 있다. 그는 뉴캐슬전 1골 2도움, 에버튼전 결승골, 브라이튼전 1도움을 추가하며 맹활약을 이어갔다.
시즌 전 각오대로 '모두가 알고 있는 쏘니'로 완벽히 돌아온 손흥민이다.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손흥민을 PL 전반기 베스트 11에 포함시켰다. 그는 홀란과 함께 4-4-2 포메이션의 투톱을 형성하며 팀 동료 제임스 매디슨,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함께 선정됐다.
이제 손흥민은 본머스를 상대로 리그 12호 골 사냥에 나선다. 토트넘은 31일 오후 11시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본머스와 2023-2024시즌 PL 20라운드를 치른다. 매디슨과 반 더 벤, 로메로는 물론이고 데얀 쿨루셉스키, 이브 비수마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만큼, 손흥민의 어깨가 더 무거울 전망이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