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과 김연경의 우승의 꿈이 현대건설의 벽에 막히는 것일까.
흥국생명은 3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현대건설과의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패했다.
3라운드에 이어 4라운드에서도 현대건설을 넘지 못한 흥국생명은 3연승에 실패하며 시즌 15승 5패(승점 42) 2위에 머물렀다. 선두 현대건설과의 격차가 승점 5점으로 벌어졌다.
외국인선수 옐레나가 15점, 김연경이 13점, 레이나가 11점을 책임졌지만 세 선수 공격 성공률이 나란히 30%대에 머물렀다. 불안한 리시브와 세터 이원정의 기복 있는 경기 운영으로 리드를 잡고도 역전을 허용했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후 “상대가 대단히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이길 자격이 있다.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라며 “우리는 블로킹과 수비가 잘 안 됐다. 1세트는 초반 서브가 부진했다”라고 아쉬워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구체적으로 “우리도 현대건설과 똑같이 플레이했어야 했는데 3라운드에 이어 오늘도 그런 부분이 잘 안 나왔다. 균일한 공격 분배가 필요하다”라며 “현대건설은 각 포지션마다 좋은 선수가 있어서 교체가 원활하다. 또 우리는 서브가 평소보다 저조했는데 분배를 잘하는 팀에 서브를 쉽게 때리면 플레이가 쉬워진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끔찍한 경기”라고 평가한 3라운드 현대건설전과 달리 이날 경기력은 혹평하지 않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3라운드 때는 배구가 잘 안 됐다. 상대 세터도 주전이 아니었다. 우리 경기력과 에너지도 좋지 못했다”라며 “오늘 경기는 그 때와 비교해 좋았는데 확실히 상대가 너무 잘했다. 블로킹, 수비는 물론 공격 효율도 좋았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의 잠재적인 챔피언결정전 상대. 3, 4라운드 패배를 딛고 5라운드부터 분위기 반전을 이뤄내야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을 실현시킬 수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당장 다음 IBK전도 쉬운 경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다시 선수들이 일어나서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 최종적인 목표는 플레이오프까지 좋은 경기력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거기에 조금 더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부상에서 돌아온 베테랑 김해란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지난 시즌 끝으로 8~9개월 정도 안 뛰었는데 최선을 다해준 것 같다. 도수빈도 통증이 있어서 김해란이 최선을 다해줬다”라며 “김해란에 대한 믿음은 있다. 잘한 것도 있고 잘 안 된 것도 있는데 팀에는 많이 도움이 되는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아본단자 감독에게 끝으로 2024년 갑진년 소망을 물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흥국생명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다음 경기도 이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내년 1월 4일 화성에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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