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은 31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에버튼의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맞대결에서 선발로 출전, 풀타임을 소화하며 1도움을 기록했다. 팀은 3-0 완승을 거뒀다.
3연승을 달린 울버햄튼은 8승 4무 8패, 승점 28로 리그 11위를 유지했다. '승점 삭감 이슈'가 있었던 에버튼은 8승 2무 10패, 승점 16으로 17위에 그쳤다.
희찬은 늘 그랬듯이 울버햄튼 공격에 활력을 더했다. 전반 2분 만에 그는 후방에서 들어오는 롱패스를 낚아채 박스 왼쪽으로 침투했고 수비수 두 명을 가볍게 제쳤다. 이후 패스를 연결했지만, 동료의 마무리 슈팅에 정확도가 떨어져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좋은 침투를 보여줬던 황희찬은 잠시 후인 전반 7분에도 박스 안에서 수비수를 괴롭혔다. 골키퍼를 제친 뒤 절호의 슈팅 기회를 잡았지만, 빠르게 달라붙는 수비가 막아냈다. 황희찬은 전반 44분에도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패스를 잡아냈지만, 골키퍼 조던 픽포드와 경합에서 이기지 못했다.
1-0으로 앞선 후반 8분 황희찬은 직접 도움을 올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스루 패스를 건네받은 황희찬은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마테우스 쿠냐에게 낮고 빠른 크로스를 날렸고 쿠냐는 실수 없이 득점으로 만들었다. 울버햄튼은 후반 16분 터진 크레이그 도슨의 추가 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이 경기 어시스트를 더한 황희찬은 시즌 3호 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경기 기록한 멀티 골로 리그 10호 득점을 기록했던 그는 이 경기 도움으로 이번 시즌 리그 13번째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2023-2024시즌 20경기 만에 쌓은 공격 포인트다.
이로써 황희찬은 지난 시즌 미토마 가오루가 기록했던 12개의 공격 포인트를 넘어섰다.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의 윙어 미토마는 지난 시즌 33경기에 출전해 7골과 5도움을 올렸다. 황희찬은 미토마보다 13경기 덜 뛰고도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작성했다.
이번 시즌 미토마는 리그 17경기에서 3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 크리스탈 팰리스전 발목 부상을 입은 그는 회복 중에 있다. 단 경기 영향력에 대해서는 확연히 떨어졌다는 평가다. 지난 시즌과 달리 특유의 드리블의 패턴이 모두 읽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두 선수의 몸값 차이. 보여주는 모습은 누가 봐도 황희찬이 우위이나 몸값만큼은 미토마가 더 비싸다. 특히 축구 전문 분석 업체 트랜스퍼마크트 기준으로 미토마는 현 시점에서 5000만 유로(약 716억 원)의 몸값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동일 사이트 기준으로 황희찬은 2200만 유로(약 315억 원)이다.
미토마가 1997년생, 황희찬이 1996년생으로 나이 차이는 크게 없으므로 단순히 보여준 퍼포먼스로 평가받은 몸값으로 봐야 한다. 황희찬은 미토마의 절반 몸값이지만 현 시장에서 보여주는 경기력만큼은 더욱 압도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양 팀에서 황희찬과 미토마의 비중만 봐도 알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시즌과 달리 브라이튼은 미토마 없이도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미토마가 빠진 상황서 토트넘을 4-2로 잡기도 했다. 실제로 여름 이적 시장서 빅클럽 이적설이 제기됐으나 결국 재계약으로 남아야만 했다.
여러모로 대조되는 상황의 황희찬과 미토마. 과연 최고의 퍼포먼스로 자신을 증명하는 시즌을 보내고 있는 황희찬이 시즌 끝에는 미토마의 몸값을 제치고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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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래는 트랜스퍼마크트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