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 알 나스르)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평가를 듣던 주앙 펠릭스(24, 바르셀로나)에 대한 신뢰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스페인 'AS'는 23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에서의 펠릭스 입지가 불안한 상태인 만큼 이번 시즌 후 완전 이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조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이 유일한 펠릭스 지지자"라고 전했다.
벤피카(포르투갈)에서 성장한 펠릭스는 한 때 호날두 이후 포르투갈 축구가 배출한 최고의 재능 중 한 명으로 평가됐다. 일부 전문가들은 펠릭스가 호날두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2019년 아틀레티코 이적 당시 1억 2600만 유로9약 1808억 원)의 이적료가 말해주고 있다.
펠릭스는 지난 2023년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첼시로 임대 이적됐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과 불화를 일으킨 펠릭스였다.
첼시 임대 기간이던 6개월 동안 총 20경기 4골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펠릭스는 아틀레티코로 복귀했다. 그런데 펠릭스는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싶다. 어릴 때부터 꿈이었고 그것이 실현된다면 내 꿈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친정팀 아틀레티코의 신경을 건드렸다.
펠릭스는 바르셀로나 선발 데뷔전이었던 레알 베티스전에서 골을 터뜨린 데 이어 5-0으로 이긴 앤트워프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서 멀티골과 1도움으로 맹활약해 기대감을 충족시키나 했다.
하지만 펠릭스는 이후 꾸준하지 못한 모습으로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과 팬들로부터 점점 신뢰를 잃어갔다. 수비에 적극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최전방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지원하는 능력과 달리 결정력에서 빈약한 모습을 보였다.
펠릭스는 챔피언스리그 5경기서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라리가에서는 15경기 5골에 그치고 있는 상태. 윙어, 스트라이커, 플레이메이커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지만 구단의 높은 기준을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지난 시즌 우승을 거둔 바르셀로나의 팀 순위도 3위로 내려 앉아 있다.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와 지로나(이상 승점 45)보다 7점 차로 멀어져 있는 상태다. 4위 아틀레티코(승점 35)에는 3점 차로 추격을 당하고 있다.
재정 상태가 예전 같지 않은 바르셀로나가 8000만 유로(약 1148억 원)의 거액을 들여 펠릭스를 영입할 여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펠릭스가 남은 기간 더 노력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1년 만에 바르셀로나와 결별, 아틀레티코로 복귀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펠릭스는 사실상 아틀레티코에서 뛸 수 없는 상태다. 펠릭스는 감독과 불화 중일 뿐 아니라 팬들까지 자극하면서 사실상 돌아갈 수 있는 퇴로를 스스로 차단한 상태다.
펠릭스는 지난 4일 아틀레티코와 라리가 맞대결서 결승골을 넣어 바르셀로나의 1-0 승리에 기여했다. 펠릭스는 골을 넣은 후 보란듯이 큰 제스처로 세리머니를 펼쳐 원소속팀 아틀레티코 팬들을 자극했다.
경기 전 펠릭스는 인터뷰서 "난 바르셀로나 스타일을 더 선호한다.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그럴 것"이라면서 "아틀레티코 선수들에게 물어봐도 더 많은 시간 공격에 힘쓰고 싶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거짓말"이라고 아틀레티코 선수단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는 아틀레티코 수비수 호세 히메네스의 부상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경기 중 펠릭스와 신경전을 펼친 히메네스는 분을 삭히지 못하면서 라커룸 벽에 주먹을 날리고 말았다. 결국 히메네스는 왼손 수술을 받아야 했다.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펠릭스는 지난 여름 아틀레티코에 복귀했을 때 이미 팀 동료는 물론 코치진과 인사조차 나누지 않으면서 논란이 됐다. 프리시즌 캠프가 열린 산 라파엘에서 팀 동료들의 훈련을 방해하며 훈련장을 휘젓고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펠릭스는 2029년 여름까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계약이 돼 있는 상태다. 앞으로 5년 이상을 아틀레티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첼시로 이적할 때 2027년, 바르셀로나 이적 때 2년 더 연장 계약을 맺었다.
펠릭스와 아틀레티코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태로 보인다. 하지만 이적료를 감당할 수 있는 구단이 한정적인 데다가 펠릭스의 활약을 만족스러워하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떠돌이 임대생이 될 수밖에 없어 아틀레티코와 불편한 동행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