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바이블은 21일(이하 한국시간) "그레이엄 수네스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열받게 했다. 또 미켈 아르테타 감독도 화나게 만들 이야기를 꺼냈다"고 보도했다.
이어 "수네스는 토트넘과 아스날 선수들의 자질에 대해 대담한 발언을 했다. 수네스는 북런던 두 팀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리버풀에서 활약했던 수네스는 "월드클래스 수준의 선수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 월드클래스 선수가 누구인지 궁금하다. 맨체스터 시티에 몇 명 존재하고 모하메드 살라가 월드클래스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수네스는 "아스날과 토트넘? 아직 월드클래스 선수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했다. 389경기에 출전해 155골을 넣었다. 구단 역대 득점 6위로 5위 클리프 존스(159)를 맹추격 중이다.
역사도 새로 썼다.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든 부트를 들어 올렸다. 2021-2022시즌 23골을 터트리며 살라와 공동 수상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극적인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 악재를 딛고 기어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마르세유전 도중 안와골절로 쓰러졌다. 2022 카타르월드컵 출전을 위해 빠르게 회복하더니, 프리미어리그에서 기어이 10골을 넣었다.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었다.
올 시즌은 유독 득점 페이스가 빠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특유의 공격 축구와 결이 맞다. 손흥민은 이미 10골을 넣으며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득점 선두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14골), 2위 살라(리버풀, 11골)를 맹추격 중이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전반전에만 두 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데스티니 우도기가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토트넘 데뷔골을 넣었고 히샬리송이 약 한 달 만에 골맛을 봤다. 손흥민은 후반전 본인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마무리하며 10호골을 쐈다.
만약 손흥민이 재계약을 체결한다면, 또다른 대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 웨인 루니는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넣었다. 프랭크 램파드(10시즌), 해리 케인과 세르히오 아구에로(이상 9시즌)가 뒤를 잇는다. 손흥민과 티에리 앙리, 사디오 마네가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상황이다.
프리미어리그에 계속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통산 113골로 아스널 레전드 이안 라이트(113골)와 함께 역대 득점 공동 23위다. 라힘 스털링과 스티븐 제라드(이상 120골)를 뒤쫓고 있다. 손흥민의 역대 도움은 통산 56개로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리버풀), 에릭 칸토나 등과 함께 공동 29위다.
역사를 계속 써 내려가고 있다.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위고 요리스(36)의 주장직을 이어받았다. 토트넘 역사상 첫 아시아 캡틴이다. 차기 주장으로 유력했던 해리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손흥민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신입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과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에 부주장을 맡겼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펄펄 날았다. 주로 측면에서 뛰던 손흥민은 히샬리송의 부진으로 중앙 공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우려를 뒤로하고 완벽하게 적응했다. 현지 매체는 "손흥민이 케인의 부재를 완벽히 메웠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좋은 공격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지만 알다시피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공격수들 중 모든 면에서 엘리트이다"라고 극찬했다.
손흥민은 그동안 주로 왼쪽 윙어로 뛰었지만 지난 9월부터 중앙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포지션을 바꾼 이후 손흥민은 벌써 9골을 터트리며 토트넘의 새로운 9번 공격수로 등극했다. 최근 다시 윙어로 돌아오긴 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손흥민 시프트'는 대성공을 거뒀다.
이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난 손흥민을 박스 안으로 투입하고 있고 이는 그가 올해 벌써 9골을 넣은 이유"라며 "손흥민은 뛰어난 선수였고, 이는 내가 토트넘에 오기 전에도 알고 있었다. 매일 그가 보여주는 모범적인 모습은 축구선수 못지않게 한 명의 인간으로서도 정말 훌륭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손흥민과 함께 일할 수 있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손흥민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앞으로 계속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손흥민은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다른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을 거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왜냐하면 손흥민도 내게 이를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승리할 수 있는 팀을 만들 때, 최고의 선수들이 오히려 좋은 선수를 더 많이 원한다는 걸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도 성공에 대한 의욕이 있지만 손흥민이 이 일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며 손흥민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토트넘과 4년 계약을 체결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확실한 에이스가 바로 손흥민인 셈이다.
물론 수네스처럼 손흥민에 대해 월드클래스로 평가하지 않은 인물이 있다. 바로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다.
지난 2018년 손흥민에 대해 부친 손 씨는 "손흥민, 절대 월드클래스 아닙니다"라고 발언했다. 물론 엄격한 아버지이자 축구 감독으로 내놓은 발언이었다. 손흥민이 항상 노력하는 선수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 내놓은 이야기다. 하지만 수네스는 토트넘에는 월드클래스 선수가 없다면서 손흥민에 대해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수네스는 "월드클래스 선수로 인정받으려면 오랜 기간 동안 높은 수준을 보여야 한다"라고 말하며 성취한 것이 없는 선수를 세계적인 선수라고 부르는 것이 성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수네스의 발언은 손흥민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프리미어리그 이적 후 손흥민 만큼 꾸준한 활약을 펼친 선수도 드물다.
지난 201-2017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손흥민은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중이다. 특히 2021-2022 시즌에는 수네스가 언급한 살라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공등 득점왕에 등극했다.
또 올 시즌에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해리 케인을 대신해 최전방에서도 맹렬한 활약을 선보였다.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손흥민은 벌써 10골-4도움을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