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세터가 독감으로 이탈한 현대건설이 19세 신예 세터를 앞세워 대어 흥국생명을 낚았다.
현대건설은 20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3-25, 25-23, 25-16, 25-20)로 승리했다.
외국인선수 모마가 블로킹 3개 포함 팀 최다인 24점(공격성공률 42.86%)을 올리며 연승을 이끌었다. 양효진은 15점, 위파위는 14점으로 지원 사격. 팀 서브(5-2)와 범실(13-29)에서도 모두 우위를 점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경기 후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전 정관장전도 그렇고 선수들의 하고자하는 의지가 대단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김)사랑이가 처음 들어가서 잘해줬다. 여러 선수들이 함께 해서 의미가 있는 승리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1세트를 내줬지만 18-24에서 23-24까지 따라붙는 저력을 발휘했다. 강 감독은 “흐름이 작용했다. 1세트에 점수 차이가 벌어진 채로 끝났으면 분위기가 떨어졌을 텐데 마지막까지 갔고 상대 내용도 좋진 않았다.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바라봤다.
현대건설은 경기를 앞두고 주전 세터 김다인이 독감으로 이탈하는 초대형 악재를 맞이했다. 강 감독은 베테랑 이나연이 아닌 19세 신예 김사랑 선발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는 시즌 첫 흥국생명전 승리로 이어졌다.
강 감독은 “1세트 초반 호흡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후 (김)사랑이가 공격적으로 덤비지 않았다. 시야가 넓고 처리 능력이 좋았다”라며 “과거 우리가 히든카드를 안 내놨다고 했던 적이 있는데 그게 사랑이었던 것 같다. 사랑이가 연습 때부터 안정적이었다. 실전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역할을 잘했다”라고 흡족해했다.
이어 “사실 긴장을 하면 서브 때부터 그런 모습이 나타날 수 있는데 긴장 안 하고 강하게 들어가더라. 그런 부분부터 벌써 자신감이 있더라”라며 “토스의 경우 상대를 속이는 수준은 아니었다. 힘에 부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본인 역량만큼 긴장 안 하고 잘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뽐낸 김사랑은 이날 사령탑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강 감독은 “(김)사랑이가 이전에도 잠깐 들어갔는데 이런 리듬감에 안정적 토스라면 스코어와 경기 분위기를 보면서 기회를 줘야 한다”라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이날 승리로 올 시즌 흥국생명전 첫 승과 함께 파죽의 9연승을 달리며 1위 자리를 수성했다. 시즌 13승 4패(승점 40)다.
강 감독은 상승세 비결에 대해 “1라운드 때 걱정이 많았다. 위파위 쪽에서 누수가 있었는데 이제 득점이 이뤄진다.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모마도 불안감이 있었는데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준다. 서브는 포인트가 안 나오지만 여러 차례 강서브가 가능하다. 기존 선수들 역시 호흡이 잘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오는 23일 화성에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10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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